• 맑음동두천 -8.2℃
  • 맑음강릉 -4.7℃
  • 맑음서울 -7.1℃
  • 맑음대전 -5.7℃
  • 맑음대구 -4.0℃
  • 맑음울산 -3.5℃
  • 맑음광주 -3.5℃
  • 구름많음부산 -1.9℃
  • 구름많음고창 -3.5℃
  • 제주 1.4℃
  • 맑음강화 -9.0℃
  • 맑음보은 -5.8℃
  • 맑음금산 -6.3℃
  • 구름많음강진군 -3.2℃
  • 맑음경주시 -4.3℃
  • 구름많음거제 -1.6℃
기상청 제공

[미디어평론] 과시와 협찬에 얼룩져가는 ‘슈퍼맨’의 육아

육아는 어쩌다 ‘관찰 예능’이 되었나?

지난 한 해 예능의 대세는 단연 ‘육아 예능’이었다. 예전과 큰 차이는 출연 연예인들의 집을 ‘무대’로 쓴다는 점이다. 연예인들이 ‘보육원’ 등을 찾거나 ‘위탁’ 형태로 ‘남의 아이’를 한동안 돌보며 일종의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집에서 자기 아이를 키우는 ‘일상’을 보여준다는 게 의도다.

사회 경제적 요인 때문에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니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며 대리만족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으니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육아 예능’을 보는 것일까. 사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TV 볼 시간이 없다. 불과 몇 초 사이에도 다치고 위험해질 수 있는 게 아이들이다. 잠시 짬이 나더라도, 육아에도 지쳤는데 TV에서까지 (남의) 아이와 씨름하는 일은 피하고 싶을 수 있다.

그렇다면 육아 예능은 어떤 사람들이 볼까? 육아와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조만간 아이를 낳거나 키울 계획이 없는 젊은이들, 무뚝뚝한 청소년 자녀의 귀엽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부모들, 아이를 직접 돌보지 않고 가끔 만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예능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화면 속 아이들은 실제 세상의 아이들과는 딴판이다. 인형처럼 예쁘고 질서도 잘 지키고 말을 아주 예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무엇보다 안전하다. 세상에 다시없을 깜찍함만을 선사한다.

육아 예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아빠! 어디 가?>였다. 아빠들이 육아에 서툰 점을 적극 반영해 아이와 단둘이 친밀감을 쌓아가는 포맷이, 역시나 육아에 서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그런데 KBS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는 연예인의 집 공개와 ‘일상’이 중심이다. 초기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이제 해당 연예인의 ‘명성’에 맞는 호화로운 집과 원 없이 육아용품을 쓰는 연예인 자녀들의 풍족함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각종 협찬과 간접광고(PPL)에 대한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아기들의 귀여움 덕에 위안을 받는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원하는 대로 삶
을 이끌 수 있는 사회라면, 이런 프로그램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우울해진다. 풍족함 속에 아이를 키우는 자가 현실에서도 ‘슈퍼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혼 생활을 누리고 실제로 아이를 낳아 키우는 (당연한) ‘기회’가 사라진 자리를, ‘관찰’과 ‘시청’으로 달래라는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