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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끝나지 않습니다-1

론스타와 전교조 등 많은 사건들이 아직도 ~ING.



어느 한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때는 없다. 2006년도 마찬가지이다. 정치적으로 볼 때는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를 비롯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참담한 패배를 기록해 당 해체 작업에 들어갔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바닥이 어디인 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비정규직 확산과 양극화로 인해 사회 불안은 심화되고 있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폭등은 서민들은 물론 중산층의 불만까지도 격화시키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정부와 민주노총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고, ‘바다이야기’, ‘론스타 사건’, ‘JU사건’ 등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도 어둡다. 북한이 기어이 핵실험을 했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주도권을 잃은 우리나라는 내부 갈등만 커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국내 반박이 심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 한반도는 안개 속이다.

간략하게 지난 한 해를 정리해봤다. 그런데 다른 해와 달리 2006년에 두드러지는 특징이 무엇인지 혹시 눈치 챘는가? 정답은 간단하다. 어느 한 사안도 올해 안에 끝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갈등 요소들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테고, 결국은 대통령선거를 통해 그 갈등들이 폭발할 것이다.

우선 북핵 문제를 살펴보자. 북한 문제만큼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 뚜렷이 갈리는 일도 없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고, 2000년에는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북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고, 남한도 덩달아 갈피를 잡지 못하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이어 받아 포용정책을 쓰기는 했지만, 북한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진보진영에서는 노무현 정부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북 관계에 보다 더 독자적이지 못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반대로 보수 진영에서는 북한에 대한 저자세가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 대선에서는 이 문제로 진보와 보수 간에 제대로 붙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도 그렇고 내년에 더 심각해질 사회 갈등 요소는 ‘한미 FTA’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미국과의 FTA를 통해 경제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미국과의 경쟁에서 큰 피해를 입게 될 농업, 노동부문을 중심으로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로 인해 멕시코와 캐나다가 입은 피해를 볼 때 한미 FTA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만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까지 협상단계인 한미 FTA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정 짓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협상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구체적 내용들이 공개되면 울고 웃는 사람들이 갈려져 갈등 양상은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빅뱅이 일어날 분야는 부동산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땅값 총액으로만 따지자면 대한민국을 팔아 캐나다를 6개는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아파트값이 지난 5년 동안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서민들과 젊은 세대의 근로의욕을 꺾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한나라당은 ‘반값 아파트’ 정책을 당론으로 채택하기까지 했다. 대권주자들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문제가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를 것임은 자명하다.

현재의 갈등 사안들을 정리하다 보니 모두 ‘대선’으로 수렴되고 말았다. ‘폭탄 돌리기’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불만스러운 일이 돼 내게 피해가 돌아오기 때문에 내가 처리하지 않고 남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임기 말에는 의례 폭탄은 돌아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폭탄이 이제 대권주자들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래서 지나간 2006년을 돌아보는 것보다는 지금의 사안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2007년을 능동적으로 맞이하는 것이 올 겨울을 나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