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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은 끝나지 않습니다-2

론스타와 전교조 등 많은 사건들이 아직도 ~ING.


올해 9월 “검찰수사기록을 던져 버려라”라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으로 검찰과 법원이 갈등할 무렵, 동료 기자가 내뱉은 말이다. 당시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법조개혁을 주장해 온 이들이 오래 주장해 온 ‘공판중심주의’를 여론화하기 위해 고도로 계산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제대로 싸워달라”는 동료 기자의 발언 역시 이런 의도를 간파한 것이었다. 도대체 ‘공판중심주의’가 뭐기에?

“공판중심주의는 형사재판의 모든 증거조사와 심리를 공개된 법정에서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정에서 형사재판의 당사자인 검사와 피고인(그리고 변호인)이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하고 날카로운 법리공방을 벌인다. 판사는(국민참여 재판이 도입되면 배심원들이) 검사와 피고인의 공방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피고인의 유죄 여부에 대해 심증을 형성해간다.” 한국외대 법학과 이호중 교수의 설명이다.

그다지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법정에서 변호사와 검사가 치열하게 논쟁하는 것은 외국 영화의 흔한 소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법정은 영화 속 장면과 달랐다. 논쟁이 없었다. 재판 과정의 대부분이 검사와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을 통해 이뤄져 왔다. 선진국에 비해 법조인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 상황에서는 재판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편이기도 했다.

하지만 불만도 높았다. 대표적인 예가 원고와 피고가 판사 앞에서 충분히 자신의 사연을 풀어놓을 수 없다는 답답함이다. 요컨대 벌을 받더라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제대로 싸워보고 난 뒤에 받고 싶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싸움 없이 유지돼 온 침묵 속에서 법원을 둘러싼 엄숙주의와 권위주의의 벽은 계속 두터워져 왔다. ‘공판중심주의’ 도입이 이런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싸움, 그런데 제대로 된 싸움’은 법정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바람직한 수업이 무엇이냐를 놓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될지 모른다.

최근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교원평가제’가 무사히 정착될 경우의 상황이다. 교육부는 교원평가에 대해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한다. 이제까지는 학생,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활동(수업 및 학급운영)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교육부의 의도가 제대로 구현만 된다면 타성에 젖어 부실한 수업을 해 왔던 일부 교사들에게 의미 있는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가 있다. 우선 ‘무엇이 바람직한 교육활동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교육과 관계된 주체들, 즉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 바람직한 교육활동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육의 상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충돌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 이런 충돌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에서도 ‘제대로 된 싸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싸움’이라는 표현이 정말 어울리는 곳은 경제 현장이다. 기업 활동을 ‘총성없는 전쟁’에 비유하는 것이 식상할 정도다. 그런데 아무리 전쟁터라지만 규칙은 있다. 대표적인 게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 이런 규칙을 과감하게 무시한 론스타때문에 올 한 해 내내 시끄러웠다. 론스타는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 당시 자기자본 비율을 국제 기준에 맞추지 못해서 허덕이는 은행이 많았다. 그 중 한 곳이 외환은행. 론스타는 헐값에 외환은행을 사들였고, 지난해 아주 비싼 값으로 다시 팔았다. 그런데 세금을 전혀 안 냈다. 정부 관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정부는 말이 없다. 외환은행이 헐값에 팔리도록 주선한 곳이 바로 재정경제부였으니 당연한 일이다. 세금으로 먹고사는 이들이 정작 세금 걷는 일조차 제대로 못한 셈이다. 시장이 개방된 이상, 외국 기업이 한국에 들어와 국내 기업과 싸우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제대로 싸워야 한다. 돈을 벌어 세금도 안 내는 이들과의 싸움은 ‘제대로 된 싸움’이 아니다. 내년에는 ‘제대로 된 싸움’을 볼 수 있을까?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