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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를 통해 한국은 과연 무엇을 얻었나

한국 정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지난해 2월 2일 한미 FTA 추진을 위한 구색맞추기식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당시 사회를 보던 통상교섭본부의 한 인사는 ‘이 공청회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미 FTA 협상을 추진할지 말지 결정할 것이다’고 공청회 개최를 선언했다. 그런데, 수십여 분이 지나고 공청회장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뉴스 속보를 통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미 의회에서 한미 FTA 협상 공식 개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몇 십분이면 들어날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이려 했던 것이다. 몇몇 농민들은 요색행위에 불과한 공청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고 금세 공청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놀라운 사실은 대통령 훈령에 따라 진행되었던 이 공청회가 추후 대통령에게 국민들의 의사를 수렴한 자리로 보고되었다는 사실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런 식이었다.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던 어떤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새빨간 거짓말이 들어날 때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렸다는 것뿐이었다.

정부는 스크린쿼터 축소, 의약품, 쇠고기 수입,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등 4대 선결조건을 내주고도 끝까지 선결조건이 아니라고 우겨댔다. 모 방송사에서 정부문서에서조차 ‘4대 선결조건’ 이라는 표현을 발견하고 이를 보도하자, 정부 협상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급속도로 확대되었고 그제서야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다. 솔직하게 시인한 것이었다. 선결조건이 맞았다고...
참, 한심한 노릇이다.

왜 정부가 말한 것처럼 한미 FTA 협상을 통해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사회양극화를 해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내 놓고, 미국처럼 협상 내용을 공개해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심지어 정부 관계자가 한미 FTA 입만 열만 장밋빛 거짓 환상만으로 국민들을 속이려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협상의 전모가 들어나기 전까지는, 그러나 지금은 정부가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 한미 FTA 협상은 비밀 졸속, 퍼주기 협상


-한미 FTA를 타결한 것 자체가 한미FTA의 성과
한국정부는 한미 FTA 통해 자동차, 섬유의류 부문 등에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선전했고, 한국의 수출업계의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25년간 무려 373억 달러 연 15억 달러 정도의 수출손실을 입어야 했던 반덤핑법 등 무역구제분야도 성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입만 열면 떠들어댔다. 그러나 협상타결을 앞둔 현재 한국 측이 얻는 것은 실로 민망한 정도의 수준이다.

애초 한국협상단의 무역구제 관련 15개 조항의 미국규제를 개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 측이 ‘택’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자 지난 12월 시애틀 협상에서는 비합산조치(덤핑 판정을 할 때 한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중국 등 다른 나라들까지 포함하여 덤핑판정을 하는 제도)를 포함한 6개항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회담장 철수’라는 벼랑끝 전술까지 동원했지만 소득은 전무했다. 현재는 거의 실효성이 없는 ‘무역구제위원회’ 정도 얻는 것으로 무역구제 협상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반면 무역구제와 맞물려 협상을 진행한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해 미국 측에 밀려 대부분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의약품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약제비를 내리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신약 특허권 연장, 약가 산정 과정에 다국적 제약사들의 이의신청 보장 등에 합의하면서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분야도 미국은 협상 막바지에 이르러 한국 측의 ‘자동차 세제 개편’, ‘특소세폐지’, 미국의 ‘기술표준인정’ 등 퍼주기를 계속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15년 뒤 관세철폐안을 내놓고 10년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한미FTA가 10년간 유효하다고 할 때, 자동차산업이 10년 뒤 관세철폐를 통해 얻을 실익은 사실상 없다. 특히 국가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괴물’로까지 불리는 투자자 국가 제소 제도(ISD)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 국가제소제도는 미국 기업이 한국 정부의 조치로 이익의 침해를 당했을 경우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는 당초 ‘대부분의 FTA에서 도입되는 사안’이라며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논란이 일자 ‘부동산, 조세 정책만이라도 간접수용에서 예외로 해달라’고 미국측에 요청하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미국이 거부하고 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결국 한국의 부동산, 조세제도는 사실상 무력화 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뼈까지 수입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한국 측은 이를 수용하는 듯하다. 다만, 이를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은 체면상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권을 송두리째 팔아먹는 꼴이 되므로.

이와 함께 △쌀 이외의 모든 농업 품목의 개방 합의 △스크린쿼터를 현행 수준(연간 73일)보다 높일 수 없도록 한 합의 △재송신 외국방송에 대한 한국어 더빙 불허 유지 △현행 저작자 사후 50년인 저작권 보호기간의 사후 70년으로의 연장 △'개성공단 문제는 추후 논의한다'는 문구 삽입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퍼주기 협상의 전형이다.

이 정도 되면 한국협상단의 협상의 원칙을 운운하기도 부끄러운 상황이지만 굳이 원칙을 말하자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던 것이다.



●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 한미 FTA 비준 저지 투쟁으로
아무튼 29일 노무현 대통령은 중동지역을 방문하면서 부시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후 협상단에게 ‘최대한의 유연성을 가지고 협상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이 정도 퍼주고도 모자라 더 퍼주란 말이다. 환장할 노릇이다.

한국 정부는 이렇게 한미 FTA를 타결한 이후 "쌀은 지켰다.", "낮은 수준의 FTA다.", "한미 FTA는 선진 통상국가로 가는 도약의 길이다." 그리고 "피해 업종을 위한 충분한 대책을 준비했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하면서 국민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 댈 것이다.

그 사이 94년 미국과 FTA를 맺었던 멕시코가 그러했듯 농민들은 농촌에서 쫓겨나 거리로, 거리로 내몰릴 것이고, 노동자, 서민들과 일자리를 찾아 헤 메이게 될 것이다. 이를 막는 유일한 길은 한미 FTA 협상 국회비준을 막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졸속협상, 퍼주기 협상이 알려지면서 현재 한미 FTA 타결을 다음 정권으로 미루자는 국민이 전체 국민 중 83%에 이르고 있고, 국민들 75%가 협상이 미국에 유리하게 조정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여론이 확대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김근태,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열린우리당의 중견의원들의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으며, 김근태, 천정배, 임종인 의원 등이 현재 국회에서 단식을 통해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0일에는 국회의원 48명이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한미 FTA가 타결될지는 몰라도 국회비준과정은 벌써부터 난항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까지는 한미 FTA 협상 문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5월 달이면 미국의 일정상 한미 FTA 협상 전모가 국민들에게 밝혀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은 대오가 한미 FTA 반대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더군다나 올해 2007년은 1987년 또는 2002년처럼 대중정치투쟁이 극대화되는 ‘대선’이 12월 19일에 진행된다.

어느 당의 대통령 후보도 국민들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한미 FTA를 앞장서서 국회비준을 통과시키자고 섣불리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노무현 정부에 의해 내팽겨진 한국의 미래를 국민들이 되찾아와야 할 때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