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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제품, 소비자와 기업의 이목을 집중시키다

소비자를 위한 가격 혁명인가? 유통업체의 횡포인가?

소비자를 위한 가격 혁명인가? 제조업체의 기반을 무너뜨릴 유통업체의 횡포인가?
국내 최대 대형마트 신세계 이마트가 18일 자체상표(이하 PL 상품) 상품의 비중을 대거 확충하겠다며 3천여 품목의 신제품을 일제히 출시하자 유통·제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는 “상품을 직접 기획·공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싼 물건을 제공하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재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이 심화돼 제조업의 기반이 무너질 것”이라고 술렁이고 있다. 한편 새 PL상품들은 출시 나흘 만에 대부분의 품목에서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를 압도할 정도로 팔려나갔다.



◇ 유통업체 “PL 확대가 세계적 추세”


이마트가 18일 내놓은 PL 상품은 3천여 가지 품목. 신선식품부터 주방용품·가전까지 사실상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PL 상품을 출시했다. 이들 PL상품은 비슷한 질의 일반 소비재보다 20~40% 싸다는 것이 이마트 측 설명이다. 유통·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마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PL상품을 시장 점유율 1위 상품과 나란히 진열하는 공격적 전략을 쓰기로 했다. 시장 1위인 농심의 ‘신라면’과 나란히 이마트 PL상품인 ‘맛으로 승부하는 라면’을 배치하는 식이다.
이마트는 현재 매출의 10% 미만인 PL상품의 비중을 2010년 23%, 2017년 3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참조>


이마트 이경상 대표는 “미국 월마트는 PL상품 비중이 40%, 영국 테스코는 50%에 이를 정도로 PL 확대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올해까지 PL상품 매출의 비중을 각각 20%, 14%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 PL상품 선전… 중소형 제조업체 “기회로 삼겠다”


PL상품의 초기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첫날인 18일부터 일요일인 21일까지 이마트 전국 86곳 점포에선 대부분의 PL 상품이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를 압도했다. 이마트 태양초고추장(3㎏ 9900원)은 7455개가 팔려 순창찰고추장(2.8㎏ 1만1900원) 판매량(3천3백89개)의 두 배를 넘었다. 이마트 콜라(1.5ℓ790원)도 2만 7백69개가 팔려 코카콜라(1.8ℓ1630원, 8천7백77개 판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 참조>





21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매장을 찾은 조성아(31·서울 상도동)씨는 이날 CJ제일제당의 햇반과 PL 즉석밥 ‘이마트 왕후의 밥’ 사이에서 고민하다 ‘왕후의 밥’을 집어들었다. “PL상품은 질이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믿을만한 대기업이 만들었다고 해서 안심하고 골랐다”며 “가격이 30% 정도나 싸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PL상품 선전에 일부 납품업체는 미소짓고 있다. 이마트에 태양초고추장과 쌈장을 PL제품으로 납품하는 신송식품. 그동안 마케팅 비용이 달려 고추장 시장 3위 안에 진입한 적이 없었지만, 처음으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80%가 안 되던 공장 가동률이 100%로 올랐고, 대량 납품으로 원재료 구매단가도 낮추는 등 이익이 많다”면서도 “납품에 치우치다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 힘들까 걱정은 된다”고 말했다.

이마트 콜라를 납품하는 해태음료도 희색이다. 이 회사는 탄산음료 매출이 콜라·사이다를 합쳐 연 30억 원에 불과했다. 회사 측은 “제품의 질엔 자신 있었지만 브랜드 파워가 모자라 탄산음료 시장에선 항상 밀렸는데, 이번 PL참여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납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이 PL상품의 제조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홍보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대다수 제조업체 “제조업 기반 흔들릴 것” 반발


하지만 일부 납품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위기의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모호한 분야별 3~4위 업체들은 PL확대 전략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중견식품업체 대표는 회사 내부 대책회의에서 “유통업체가 우리의 등을 치고 있다”며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생산제품들이 대부분 시장점유율 4~5위권인 이 업체는 “앞으로 PL상품과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해야 할텐데, 마케팅이나 연구개발에 비용을 쓸 여력이 있겠느냐. 우리같은 중소업체가 고통을 겪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도 질 낮은 제품들만 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PL 납품에 나선 기업들도 딜레마를 겪고 있다. PL상품이 잘 팔리면 납품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자체 상품 판매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석밥을 이마트에 납품한 동원 F&B 관계자는 “우리가 올해 출시한 ‘쎈쿡’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내용물은 똑같은데 PL상품의 가격이 10~20% 더 싼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어떻게 자체 상품을 홍보할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권오승 위원장은 18일 “이마트가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부담을 제조업체에 전가하지 않는지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어 “대형-중소형 유통업자가 공존할 수 있도록 유통업 분야의 공정거래 정책 방향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조사도 하겠다”고 했다. 이마트의 가격 파괴가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공정위가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세계 측은 공정거래위원장의 발언이나 제조업체의 반발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PL상품 확대가 소비자·유통업체·제조업체 모두에 득이 되는 ‘윈윈 게임’이라는 것이다. 처음엔 제조업체에 충격이 없을 수 없겠지만, 이런 유통방식이 일반화되면 제조업체도 원가 절감노력이 체질화되면서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런 반응에 대해 한 생활용품 제조업체는 “지금도 대형마트의 지나친 할인 경쟁과 판촉행사로 마진 5% 남기기가 빠듯한데 원가 절가노력을 더 하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PL(Private Label)상품
유통업체가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 자신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마진을 줄여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PB(Private Brand)라고도 한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