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4℃
  • 맑음강릉 0.8℃
  • 맑음서울 0.3℃
  • 구름많음대전 -0.2℃
  • 구름많음대구 2.1℃
  • 흐림울산 3.3℃
  • 구름많음광주 1.2℃
  • 맑음부산 5.7℃
  • 맑음고창 -0.9℃
  • 맑음제주 4.4℃
  • 맑음강화 -1.0℃
  • 맑음보은 -0.2℃
  • 맑음금산 -0.9℃
  • 구름많음강진군 1.9℃
  • 흐림경주시 2.4℃
  • 맑음거제 5.2℃
기상청 제공

남북관계, 개선될 수 있을까?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북핵 신고문제의 진전에 따른 북미관계 개선과 이명박 정부 들어 급변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라는 이중적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북핵 문제는 제네바 양자협의와 4월 8일 싱가포르 잠정 합의를 바탕으로 이제 5월말로 예상되는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발표라는 수순을 밟고 있다. 6자회담은 6월 중 재개될 것이다.

북핵 폐기 2단계인 불능화의 마무리 국면이다. 그러나 이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검증의 과정이 남아 있기에 낙관할 수는 없다. 남북관계는 4월 중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유연한 자세로 일말의 기대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북은 그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4일 개성 남북경협사무소 남측당국 인원의 철수요청으로 가시화된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북한의 네거티브 전략
북한은 극단적인 이명박 정권 때리기의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 우선 언어 폭력이다. 4월 1일치 ‘로동신문’이 논평원의 이름을 빌려 이명박 대통령을 역도로 규정, 포문을 연 이래 그 강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새로운 정책방향이라고 내놓은 비핵·개방 3000은 완전 조롱거리다. 4월 10일치 이 신문 논평의 제목은 이명박 ‘사기 협잡꾼의 푼수 없는 망동’이다.

개인필명의 이 논평은 비핵·개방 3000 구상 중 북한의 국민소득을 3천달러로 끌어올려 주겠다는 대목에 대해 “그 따위 불순한 광고판을 들고 나와 놀아대고 있는 것은 우리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도발이고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막말이지만 상처받은 자존심이 엿보인다. 또 ‘북남관계 문제를 빈 돈주머니를 가지고 흥정’하려 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말은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비핵·개방 3000은 4백억 달러의 국제협력자금을 전제로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 그 4백억 달러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아직도 선거공약의 텅빈 약속 수준이다.

다른 하나는 실질적인 위험 조성이다. 5월 22일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 경비정 1척이 17일 오전 25분 가량 서해 대청도와 연평도 사이 NLL을 3.2km 월선했다. 지난 6일과 3월28일에 이어 세 번째다. 3월 28일은 북한이 서해상에서 단거리 함대함 미사일 수 발을 세 차례에 걸쳐 북측 수역으로 발사한 날이기도 하다.

또 4월 8일엔 북한 전투기 2대가 세 차례에 걸쳐 군사분계선(MDL) 10km까지 근접 비행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꽃게철에 접어들면서 서해쪽 군사적 긴장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는 법이다. 북의 이런 태도를 옳다고 보는 이들은 없지만 이명박 정부는 그 원인 제공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운 말을 한다고 옳은 것은 아니다. 북한은 그 말 안에 독이 들었다고 본다. 그들의 인식체계 속에서 개방·개혁·인권 등의 말은 도발이요 위협이다. 

● 남쪽의 원인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91년 남북기본합의서가 앞으로의 남북관계의 기본이라고 천명하고 1·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적하고 있듯이 그 합의는 북쪽에서는 신적인 존재라 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것이다. 또 비핵개방 3000에서 볼 수 있듯이 선 핵문제 해결 후 남북관계 진전의 이른바 핵-남북관계 연계론을 내세웠다.

게다가 개방이란 말은 지난해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이 한사코 거부해 논란이 됐던 그 말이다.

김하중 통일부장관은 “북핵문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2단계 확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핵-남북경협 연계론은 이제 말이 아니라 정책이 됐다. 뒤이어 김태영 합참의장은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고 가정할 때 우리의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빨리 확인해서 적이 사용하기 전에 타격하는 것”이라고 밝혀 선제타격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하중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개성 남북경협사무소 남쪽 당국자들을 철수시킨 명분이 됐으며, 김 합참의장의 발언은 북이 군사도발성 위협으로 대응하는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 돌이키기 어려운 말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는 북한이 내놓고 있는 이런 말들의 수위와 강도가 이처럼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월 16일 역시 ‘로동신문’에서는 “이명박으로 말하면 일찍이 기업에 뛰어들어 돈벌이를 하면서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의 철저한 신봉자가 된 추악한 친미 사대분자이며 완전한 수전노 사기협잡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매도했다.

현재로선 악순환이 예상된다. 그건 북쪽의 비난 발언 특히 남쪽의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은 그 자체가 남쪽의 올바른 대응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가 나아지려면 북쪽의 남쪽 지도자에 대한 비방 중단이 첫 단추가 될 필요가 있음을 비쳤다.

또 북한의 ‘역도’ 등 극단적인 발언은 정부 내에서 대화론자가 설 땅을 잃게 하고 있다. 반면에 남쪽이 의연한 대처를 내세우며 북쪽의 비난을 무시하면 할수록 네거티브 전략을 취한 북한으로서는 더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보면 이런 상황은 북한이 은근슬쩍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대화를 향한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남쪽의 남북관계 전문가들이 경색국면을 풀 수 있는 실마리로 얘기하고 있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김 전 대통령은 “남쪽이 (먼저) 6·15와 10.4 공동선언을 존중한다는 틀 속에서, 수정·보완할 점이 있으면 그건 별도로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수용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비료의 조건없는 지원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남북관계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연구소의 백학순 수석연구위원도 정부가 조건없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남북관계 발전의 기반으로 받아들일 것과 오는 6월 ‘대통령 취임 100일’을 계기로 삼아 이 공동선언들을 인정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의 식량제공 의향을 담은 메시지를 발표할 것 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는 의문이다. 이 대통령은 4월 중순 미국 방문에서 이미 북한에 충분한 관계개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4월 15일 뉴욕 동포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라며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북한은 이 의도된 메시지를 거부했다.

● 북핵 협상의 또 다른 불확실성
50만t 식량지원 등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쪽으로 가면서 북한이 네거티브 전략을 고수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면, 남쪽 또한 한미 동맹관계 강화를 내세우며 남북관계에선 일종의 무시정책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현재의 남북 경색국면은 미국의 발언권만 강화시켜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정권교체기다.

11월 대선을 앞둔 부시 행정부의 실질적 임기는 반년도 안남았다. 오히려 북핵 협상은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답보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이미 미국 내에선 북한이 임기 말에 처한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본격 협상을 하기보다는 다음번 미 새행정부를 기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북핵 진전 역시 급물살을 타기 보다는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북핵의 진전이 남북관계를 이끌어가는 상황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미 새 행정부가 출범해 새로운 정책 방향이 나올 때까지 남북 관계와 북핵 모두 정체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물론 비관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이명박 정부는 불과 출범 3달밖에 안됐다. 북한이 앞으로 5년 가까이 남쪽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누가 어떻게 풀 것인가 그리고 그 시기가 언제일지가 가늠이 안되는 상황이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