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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굳이 할 필요 있나”…달라진 결혼관

‘나 하나쯤’의 나비효과 우려

최근에 우리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모습 중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젊은 층의 삶의 방식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2016년 6월에서 11월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52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공동연구진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결혼할 의사 없이 함께 사는 것도 괜찮다”라는 항목에 30대 약 49%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는 연령별 찬성비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대가 약 39%, 40대가 34.7% 찬성비율을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0대는 26%, 60대는 16.1%만 동거에 찬성해 대부분의 50대 이상은 여전히 동거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결혼관의 변화 이유는 핵가족화, 개인화 및 개별화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드라마의 내용도 마치 결혼은 불행의 씨앗인 듯 가족 해체를 부추기는 느낌이 적지 않다. 아무튼 작금의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혼전동거나 결혼 기피 이유가 청년 실업률 급증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결혼은 판단력 부족이고, 이혼은 인내력 부족이며, 재혼은 기억력 부족’이라는 약간은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말이 있다. 결혼은 실수의 시작이며 재혼은 그 실수의 반복이라는 뜻으로 요즘 젊은 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결혼하지 않고 나 홀로 사는 싱글족, 욜로족, 골드미스족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젊은 세대의 결혼관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존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그의 명저 ‘이것이냐 저것이냐’에서 ‘결혼해봐라 후회할 것이다. 결혼하지 말아봐라 역시 후회할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겼다. 결혼을 하라는 말인지 하지 말라는 말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말에 숨겨진 함의는 결혼에 대한 지나친 환상이나 판타지에서 벗어나 보편적 삶의 존재 방식인 실존의 관점에서 결혼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에서 주인공 잔느가 미혼 때 가졌던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지자, ‘인생이란 생각보다 그렇게 좋은 것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키에르 케고르가 한 말과 오십 보 백보다.


해를 거듭할수록 싱글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급격한 사회 변혁으로 나이가 차면 결혼해야 한다는 전통적 결혼관이 바뀌면서부터이다. 결혼하지 않으면 육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별다른 제약 없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성공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세태의 변화를 파악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선거 때가 되면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임대주택 건립 등 각종 혜택을 공약하고 있다. 기업에서도 발 빠르게 싱글족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면서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식당, 공연장, 여행업 등에서는 혼밥(혼자먹는 밥), 혼공(혼자 공연보기), 혼여(혼자가는 여행)하는 사람을 위한 상품이 많다. 싱글족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발맞춰 나가야 한다. 부부세대, 부모와 다자녀가 함께하고 있는 가구 중심에서 1인 가구가 편리한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기이다. 머잖아 다가올 초(超)솔로 시대에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급변하는 결혼관으로 동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우리나라 30대가 동거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요즘에는 반혼(半婚)커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일명 반쪽 결혼이라고 한다는데 결혼식을 하고도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얼마쯤 살아 본 후 괜찮다 싶으면 혼인신고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헤어진다는 것이다. 한 결혼 전문업체가 미혼 남녀 8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34.4%가 결혼식 후 일정기간 혼인신고를 않겠다는 응답이었다고 한다. 이유는 비정규 세대들이 가족부양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업률 급증시대의 서글픈 사회 풍조다. 결혼한 자녀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해 내심 놀라고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실제로 결혼해도 아이는 낳지 않고 맞벌이하며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들을 이제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실에서 바로 체감하는 저출산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젊은이들은 결혼을 해야 하고 자식도 낳아 키워야 한다. 젊은이들이 경제가 어려워 취업이 안 된다고 해서 결혼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키우는 것이 본인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인데, 지금은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인력난으로 일 할 사람이 없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요즘 초중고 학생들의 인구수가 급격히 감소되어 대학 입학 정원보다 대학 진학자 수가 적어지고 있어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노동력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노동 인구의 감소는 국가 경제에 직결되는 문제이고 국내 기업들도 노동력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프로이트도 인간의 삶은 일과 사랑이라고 했듯이, 우리 인생의 절반은 일하면서 보내야 하고 절반의 시간은 사랑을 하면서 보내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일과 사랑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고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사회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제 역할을 하면서 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일도 해야 하지만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키우는 일도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온전히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사회구성원인 우리 각자가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나 하나쯤이야 결혼 안하고 혼자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래에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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