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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보다 보수언론의 통합이 선거에 더 큰 영향

총선 결과 통해 12월 대선 논하기 보다 현정권이 끝까지 역할 다하도록 해야


‘4.11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점과 오는 12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이라는 점 등에서 많은 관심을 모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 1당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총선 결과를 주요한 몇 가지로 분류해서 살펴보고 현정국에서 주요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알아보자.

■ 박근혜 VS 안철수?
흔히 여권의 대선 주자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꼽는다. 반면에 야권의 대선 주자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 등이 물망에 오른 상황이다. 많은 언론들이 박근혜 위원장과 대선에 맞붙을 사람이 누구인가를 두고 지지도를 분석하고 주요 지지층을 조사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지는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총선은 어디까지나 총선이다. 국회의원이 가지는 의미를 망각해서는 안될 일이다. 대선주자 놀음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도 반년 이상 남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현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가져다줄 결과는 정치권의 혼란과 민생의 부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 정당 선호도가 후보의 자질이나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
이번 총선은 네거티브 선거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청와대의 민간이 사찰이 의혹에서 사실로 밝혀진 가운데 야권의 강력한 반발과 몸통찾기, 책임자 문책 등이 초반 선거전에 등장하더니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터진 민주통합당 김용민(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 후보의 막말 사건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 외에도 각 당 후보들의 도덕성 결여와 각종 민, 형사상의 문제들로 선거 기간 내내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당 대결구도를 축으로하여 각 진영 간의 흠집내기는 끊임이 없었다.

이러한 흠집내기의 끝은 유권자들에게 ‘찍을 사람 없다’라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만 키웠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54.3%로 18대 총선(46.1%)에 비해서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러나 17대 60.6%, 16대 57.2%에 비하면 낮은 투표율이다. 쟁점과 이슈가 분명하고 SNS의 파급효과 확대와 젊은층의 정치 참여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54.3%는 초라한 결과다.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후보의 능력, 도덕성, 책임의식 등이 기준이 아니라 소속 정당에 대한 선호도에 의해 투표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 대구지역은 민심은 우향우?
대구지역은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선택했다. 보수 정당이 우리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음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서는 전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당선되었다.

새누리당은 대구지역에 대한 지역 공약에서도 부산지역에 대한 눈치보기 등으로 지역의 숙원 사업인 신공항 유치와 관련한 안에 대해 뽀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대구지역에 대한 공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발표난 것도 ‘대구지역에서 집권 보수정당 후보가 나가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공식 때문에 공천 경쟁이 가장 치열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고, 당분간 집권 보수정당 후보의 당선은 절대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수십년간 지역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독식했던 정당이 대구지역의 경제와 민생을 위해 뿌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음에도 지역출신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기대 등으로 매번 선거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민심은 한결같은(?) 새누리당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그 사랑의 결과가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과 엄청난 부채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또는 야당 후보 모두를 낙선시킨 것이다.

■ 야권통합 보다 보수언론의 통합이 영향력 더 크다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야권통합이라는 큰 틀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막기 위해 분전했지만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야권통합보다 보수언론의 통합이 이번 선거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실, 민간인 사찰건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건은 본질적으로 격(?)을 달리하는 것으로 같이 논의될 수 없는 것이다. 민간이 불법 사찰은 청와대라는 거대한 조직이 권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진행한 사건이다. 혐의자가 한 둘이 아니고 그 몸통을 찾아 들어가면 대통령 조차 자유로울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큰 파장을 몰아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사건은 김용민이라는 개인에 의해서 발생한 일이다.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거나 거대한 몸똥이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아니란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사람을 공천하고 끝까지 선거전을 치르게 한 민주통합당이 가지는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민간이 불법사찰건과 같은 수위에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경우다.

우리나라의 여론을 움직이는 다수의 언론이 보수성향을 가지게 된 것은 현 정권의 역할이 크다. 조선, 중앙, 동아의 보수화는 이미 오랜 얘기고 방송의 보수화를 이끌기 위해 방송위원회를 통해 그 수장들을 교체하고 이에 불응하는 기자들과 방송인들을 축출했던 지난 몇 해동안의 작업(?)이 이번 선거에서 톡톡한 효과를 보았다.

본질적으로 대응관계를 형성할 수 없는 앞의 두 사건이 같은 수위에서 다루어지므로 해서 새누리당의 부정적인 면을 상당부분 희석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야권의 도덕성에 상당한 상처를 남겼다.

우리는 MBC와 YTN, KBS가 파업에 임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한다.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정치를 견제하고 또 각 사안마다의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할 방송들이 발이 묶여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 야권 개혁 절실
민심은 야권을 외면했다. 수도권 등 일부지역에서는 야권의 손을 들어줬지만, 다수의 지역에서 야권 후보들을 낙선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위원장을 구심점으로 새로운 기치를 선보였다. 그것이 새로운 기치를 표방한 구태라 하더라도 국민들은 그 노력을 인정했다. 이에 비해 야권은 담백한 그 모습 그대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과 쇄신이라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늘 해왔던 방식과 과정을 통해서 적극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민주통합당의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강요했고 야권통합은 곳곳에서 불안한 모습으로 위태로운 형국을 연출했다. 진보를 외치는 야권이 진보다운 면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보수와의 차별성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다. ‘그저 그런’ 공천에서부터 또 ‘그저 그런’ 공약에 이르기까지, 지킬 것이 많은 세력은 더 이상 진보가 아니다. 그저 수구세력이 진보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일 뿐이다.

■ 민생 그리고 또 민생
입만 열면 정치권은 민생타령이다. 민생이 화두가 된 것이 어제, 오늘인가? 그렇다면 아직도 해법이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아마 앞으로도 해법은 없을 것만 같다. 해법처럼 보이는 짝퉁이 있을 뿐.

정치는 국민들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당연히 민생이 1순위이고 또 2순위여야 한다. 민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외교도 민생의 또다른 모습이어야 하고 군사력 증강도 민생의 또다른 모습이어야 한다.

이러한 민생 중심의 정치가 가능하려면, 국민과 원활한 소통이 필수다. 국민이 납득하고 따라갈 수 있는 정책임을 소통을 통해 이해를 구해야한다. 어느날 불쑥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서 국익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노라고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는게 민생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해를 구하는 것, 그 과정의 민주화 역시 민생의 주요한 부분이다. 그 기본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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