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품을 떠나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부터 길 가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 아, 지금 우리 엄마는 뭘 하고 계실까. 밥은 드셨을까. 오늘 옷은 뭘 입었을까. 무남독녀 외동딸인 나는 이런 걱정도 한다. 내가 없는 우리집은 무슨 재미가 있을까. 엄마 아빠가 혹시 싸우지는 않을까. 아프지는 않을까. 물론 문자와 전화로 자주 연락을 하지만 그래도 매일 얼굴보고 지내는 것보다는 못하다. 아마 타지에서 살아가는 많은 대학생들이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물론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면 독립심이 키워지지만 가끔은 서러울 때도 있다. 특히 아플 때 엄마 생각이 간절하다. 따뜻한 꿀물 한 잔, 따뜻한 말 한마디, 엄마의 약손이 그립다. 집에서 대학을 다녔더라면 몰랐을 애틋함 또한 느끼고 있다. 엄마라는 존재는 비단 어린 애들뿐만 아니라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뭔가 기대고 싶고 아련한 존재인 거 같다. 어느 작가는 ‘엄마’ 생각만 해도 주르르 눈물이 난다고 했는데 난 정말 그 말에 공감한다. 자주 볼 수 없어 애틋한 존재가 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엄마 생각만 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한다. 집에 한번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날이면 얼마나 발걸음이 무거운 골목에 한참을 서 있는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항상 엄마가 날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언제나 내 편에 서서 딸을 응원하며 기도하는 엄마는 내가 지치고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게 해주는 이유이다. 우리 엄마의 딸이라서 난 참 행복한 것 같다. 엄마가 내게 그러한 분이셨듯이 나도 엄마에게 멋진 딸이 되어야지. 얼마전 서점에 들렀다가 내가 좋아하는 이해인 수녀의 ‘엄마’라는 시집을 보았다. 이번에 집에 내려갈 때 그 책을 한권 사들고 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