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US INTRA MELIOR EXI
좋은 사람으로 들어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가자.
이는 고대 로마 건물의 모자이크 바닥에 새겨져 있는 라틴어 격언이다. 새싹이 파릇파릇 돋고 만물이 소생하는 3월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그런데 이 눈부신 계절에, 들어왔으니 나가는 것을 염두에 두라고 한다. 이른 감도 있고 성급하게도 느껴진다. 다들 힘들게 들어왔기 때문에 우선 주저앉고도 싶고 즐기고도 싶다. 게다가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태도도 사유의 방식도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바로 그 순간 죽음을 향해 가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과 더불어 끝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존재 조건이다. 그리고 불완전하고 불확실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그 존재 조건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로는 스스로 불안해하기도 해야 한다.
계명대학교는 계명의 집에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를 이유로 들어 계명인을 ‘좋은 사람’으로 규정한다. 자신이 ‘좋은 사람’인 나머지 이유는 스스로 찾아야 하고 각자가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고, 숙였던 고개를 들어야 하고,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야한다. 무엇보다 자존감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의 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그리고 이 계명의 울타리 안에서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제부터 소위 말하는 ‘밥상머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밥상머리 교육은 집에서 이루어지는 인성교육을 말할 때 보통 회자된다. 그런데 대학에서 밥상머리 교육을 하라고 한다.
작년 12월 29일 국회는 여야 국회의원 102명이 공동 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따라서 올해 7월부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각 급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대학도 자유로울 수가 없다. 가정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인성교육을 대학이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인성의 타락과 그러한 양상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사회적 현상을 탓하고 있을 수만도 없다. 지금이 위기이고, 동시에 지금이 기회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우리가 ‘보다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인간의 위대함을 꿈꿀 수 없다.
요즘 대학생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일에 능하다. 잘하고 좋아하고 즐기는 자 중에 즐기는 자를 따라올 사람 아무도 없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인성교육이 대한민국의 경쟁적인 입시 환경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했고 대학생의 인성교육이 말하자면 의무화되었다. 이것은 불가피한 사실이다. 이제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능력을 한 번 발휘해 보자! 구태의연한 이름으로 다가오는 인성교육이라고 하더라도 대학생의 방식대로 대학생의 구미에 맞도록 즐겁게 한 번 만나보자!
대학에서의 인성교육이 말로만 떠들어대는 ‘수혜자 중심’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뒤늦게 허겁지겁 마련해 준 법적 장치이고 대학이 성급하게 시행하는 인성교육이지만 대학에서의 인성교육은 자신의 삶을 책임질 줄 아는 대학생이 주체가 되어 이루어져야 한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대학은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키워주어야 한다. 학교와 학생이 서로 소통하면서 그 맛과 멋은 버무려야 한다. 그렇게 될 때 계명대학교의 인성교육이 ‘좋은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의 밑그림을 그려줄 수 있고, ‘좋은 사람’으로 들어온 계명인은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나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