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재석 기자 = 지난 19일 대북 인도지원 `3원칙'이 발표된 후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 "지금은 북한에 긴급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상황의 전개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대남 비방 정도 등 북한의 태도 ▲국내 여론 ▲북한의 정확한 식량사정 등 3가지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대남 태도를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여론조사를 실시중이며 곧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북한 주민의 식량사정에 대한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하기 위해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된 정부의 발빠른 움직임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유화 발언'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더욱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20일 해외에 거주하는 이북도민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 사람들은 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까봐 걱정하는 데 우리는 북한을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2천만 주민을 잘 살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필요한 식량물량은 약 540t으로, 이 가운데 정부가 추산하는 북한의 올해 식량 확보량은 자체 생산량 401만t에 중국 등으로부터 이미 도입한 20만t 등 총 421만t에 그쳐 현 시점에서 약 120여만t이 부족하다.
그러나 앞서 지난 3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을 300만t에 그쳤다고 추계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해외주재관들이 주재국 관계자들에게 지난해 북한의 곡물생산량이 403만2천t 정도로 올해 120만t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 또한 검증이 필요하며 북한 식량사정에 대한 사실확인작업 차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를 근거로 북한이 지난해 곡물 생산량과 작년 11월 이후 외부 도입량을 산술적으로 계산해 "8월 초순까지는 지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다음 달부터 12개월에 걸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식량 50만t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9일 ▲순수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은 북핵 등 정치적 문제와 관계없이 보편적 인도주의 차원에서 추진하며 ▲북한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이를 검토해서 직접 지원하고 ▲북한 주민의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확인되거나 심각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식량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