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정부의 출연연 기능 재조정 등에 대비해 대학 등 외부 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3일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정부출연연들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지난 8일 고려대와 `산림탄소 저장기술' 개발 등을 위한 연구 협력협정을 체결하고 항공우주 기술과 생태계 조사기술을 접목한 공동연구 과제 등을 발굴하기로 했다.
항우연은 항공기와 관측위성 등을 통해 수집한 사진 및 영상 정보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산림에서 확보되는 탄소배출량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겠다는 것으로 필요할 경우 고려대와 `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 4일 한국광기술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를 적게쓰는 LED조명 기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 협약은 에너지연구원이 보유한 무전극 신광원, 반도체 조명시스템 기술과 광기술원의 반도체 광원기술 및 제품화 기술을 융합해 초에너지절약형 반도체 조명기술을 개발하려는 것으로 에너지기술원은 오는 23일에는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구축 등에 참여하기 위해 동국대 경주캠퍼스측과 양해각서도 교환할 계획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도 같은 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과 포괄적 협력협정을 체결하고 학.연 공동의 R&D 협력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한의학연은 첫 공동연구사업으로 `한약제형 공동연구센터(DRC)'를 설립, 한약의 효능은 유지하면서 먹기에도 편리한 한약제형을 집중적으로 개발키로 했으며 임상실험을 포함한 심층적 연구와 공동학위과정 개설, 한의학연 분원 설치 등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앞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지난 1일 충남대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을 공동으로 설립키로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정부 출연연과 대학이 공동으로 대학원을 설립키로 한 것은 처음있는 시도로 기초연의 첨단 연구시설 및 장비와 충남대의 교육.연구 역량 등을 결합해 분석과학기술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출연연간 벽을 허무려는 시도도 활발해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5월 22일 항우연과 `연구인력 공동 활용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기존의 협동 및 위탁연구 등을 통한 교류와는 달리, 타 연구원의 연구인력을 자신들의 연구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시키겠다는 것으로 출연연간 연구의 벽을 실질적으로 틀 수 있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KAIST가 제안한 기관간 통합 대신 두 기관의 핵심 역량을 결합해 문제해결형 기초원천연구와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KRIBB(생명연)-KAIST 바이오메디컬 융합연구센터(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이처럼 대덕특구내 정부출연연들이 대학 등 외부기관과의 공동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새 정부들어 출연연간, 출연연-대학간 통합 또는 공동 연구를 통해 효율적이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덕특구내 한 출연연 관계자는 "융합연구를 중시하는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 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주요 연구개발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도"라며 "기존의 산.학협력 보다 좀더 강화된 공동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