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디지털시대에 읽기 논쟁이 한창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전통적인 읽기가 독서의 형태인 반면 온라인시대에 청소년들이 책을 읽기 보다는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이에 관한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쓰면서 이런 온라인 활동이 독서 만큼 읽기.쓰기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느냐에 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15세의 여학생인 나디아 코닉은 책을 읽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나디아는 대신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이 책과 TV 쇼, 영화 등에 관해 쓴 글을 읽고 이에 자신의 의견을 다는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런 나디아의 경우처럼 인터넷에 탐닉해 온라인 읽기.쓰기를 하는 것이 진정으로 글을 읽는 것인지, 이것이 읽기.쓰기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지가 전세계적으로 교육 정책 입안자나 읽기 전문가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10대들의 읽기 점수가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보내는 시간이 읽기 능력을 떨어뜨리고 독서를 통해서만 가능한 고귀한 보편적 가치를 파괴하는 등 읽기의 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주의자들은 인터넷에서 각종 글과 그림, 영상 보기를 오가는 것이 독자들의 집중력을 떨어지게 만들고, 많은 청소년들이 읽기와는 거의 상관없는 게임이나 문자 메시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다른 편에서는 인터넷이 학교나 사회가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 읽기의 새로운 형태를 창출했다며 인터넷이 아니었으면 TV 시청으로 여가 시간 대부분을 보낼 청소년들을 읽기.쓰기에 나서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TV의 발명 이후 전자 매체가 읽기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비평가들의 경고가 있어왔지만 일부 읽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무엇을 하던간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쨌든 청소년들에게 글을 읽도록 만든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인터넷이 읽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은 책의 가치에 대해서는 거의 부정하지 않지만 온라인의 여러 사이트에서 다양한 글을 읽는 것이 책 한권을 읽는 것보다 더욱 지식을 풍요롭게 한다면서 독서에만 의존하는 사람을 결국 압도할 것이라고 말하고도 있다.
미시간주립대의 랜드 스피로 교수는 "400쪽의 책 한권을 읽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 10분의 1 정도의 시간에 인터넷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관점의 더 많은 주제를 볼 수 있도록 한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신문은 읽기.쓰기 전문가들이 인터넷이 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를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면서 최근 700명의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 것만이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저소득층 가정에 인터넷 접속을 하도록 한 것이 읽기 평가점수 향상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