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권이 보험권을 제치고 적립금 1위로 올라섰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조442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조2천892억원(46.8%), 전달보다 4천456억원(12.4%) 증가하면서 2005년 12월 제도가 도입한 이래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권역별로 은행권이 1조7천459억원으로 43.2%를 차지, 가장 많았고 이어 생보(1조5천701억원), 증권(4천339억원), 손보(2천943억원) 순이었다.
작년 말에는 생보가 1조1천788억원(42.8%)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이 1조1천171억원(40.5%)으로 2위였으며 증권은 2천614억원, 손보는 1천976억원이었는데 순서가 뒤집혔다.
은행들이 약진한 것은 2010년 퇴직연금 제도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시장을 조기 선점하는데 힘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퇴직연금 시장을 잡으면 기업 뿐 아니라 기업에 속한 직원들과도 거래를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은행 황경문 부장은 "올해들어 은행들이 퇴직연금 유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하고 "그러나 단일 기관으로는 역시 삼성그룹과 연계돼있는 삼성생명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천996억원으로 가장 크고 국민은행(3천404억원), 농협(2천774억원), 신한은행(2천435억원), 기업은행(1천644억원) 등도 많은 편이지만 하나은행(689억원), 외환은행(378억원), 산업은행(813억원) 등은 1천억원에 못미쳤다.
작년 말에 비해서는 우리은행이 1천400억원(53.9%) 늘었고 신한은행(828억원, 51.5%), 국민은행(882억원, 35.0%), 기업은행(560억원, 51.7%) 등도 적극적으로 키운 편이었다.
유형별로 DB(확정급여)형이 9천286억원으로 절반이 넘고 DC(확정기여)형이 6천61억원, IRA(개인퇴직계좌)기업형 1천814억원, IRA개인형은 298억원이다.
2분기 수익률은 DB형은 1% 안팎으로 하나은행, 우리은행이 1.3%가 넘었고 농협(1.04%), 산업은행(1.00%), 신한은행(0.98%), 국민은행(0.98%)은 1% 언저리였으나 기업은행은 0.53%, 외환은행은 0.85%에 그쳤다.
DC형은 1%가 넘는 곳이 거의 없어서 농협이 0.75%였고 국민은행(0.48%), 우리은행(0.45%), 신한(0.21%) 등은 낮았다.
IRA형은 우리은행은 1.03%에 달했지만 농협은 0.76%, 기업은행 0.56%, 국민은행은 0.52%, 신한은행 0.11% 등으로 차이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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