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한다 해도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8일 분석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공동보고서에서 이란의 핵시설은 규모가 광대한데다 파괴 후 신속한 복구가 가능해 공습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란 핵시설 공급은 오히려 국민의 이슬람 지도자에 대한 지지와 국수적 성향을 강화시킴으로써 핵개발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또 핵시설을 공습당할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본격 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ISIS는 진단했다.
이란의 핵시설 파괴가 어려운 것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데다 설령 파괴한다 해도 신속한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핵시설을 공습해 파괴한 바 있지만 이란은 나탄즈 우라늄농축 시설 뿐 아니라 여러 곳에 핵시설을 분산해놓고 있으며 2006년 이후 IAEA요원들의 접근도 제한해 서방국가들이 정확한 핵시설의 위치를 알지 못한다는 것.
물론 나탄즈의 핵시설은 철저히 요새화돼 있지만 벙커버스터나 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하지만 이란은 나탄즈 인근의 산악 터널 등지에 대규모 핵시설을 구축해놓고 있으며, 파괴된 원심분리기를 즉각 복구할 수 있는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우라늄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부품들은 이란 내 여러 개 공장에서 분산돼 만들어지고 있으며, 고강도 알루미늄 등 수입 부품들도 지난 10여년간 이미 충분히 확보해놓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습을 단행한다 해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는 없으며 이를 지연시키는 효과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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