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영국의 한 대학이 과학을 공부하는 여학생 누구에게나 수입에 관계없이 1년에 1천파운드(한화 190만원 상당)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화제의 대학은 '더 선데이 타임스 유니버시티 가이드'가 선정한 영국내 대학 순위에서 19위를 차지한 레스터대로, 물리학과의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의 3분의 1에도 이르지 못해 여학생의 지원을 장려하기 위해 이 같은 금전적 혜택을 주기로 했다는 것.
결국 비인기학과의 수강인원을 채우기 위한 고육책인데, 영국 내에서 이런 현상은 비단 레스터대 만이 아니다.
영국 타인주(州) 뉴캐슬시(市)에 있는 노덤브리아대는 등록금을 내리지 않는 대신 비인기 학과를 수강하는 모든 영국과 유럽연합(EU) 출신 학생들에게 1천파운드를 지급할 예정이다.
뱅거대는 화학 수업 등을 수강하는 학생에게 1년에 500파운드를 제공할 것이라며 "과학 수업에 인원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영국내 일부 대학의 이런 현금 공세는 대학진학시험(A-levels)에서 A학점을 받는 학생수가 지난 25년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중위권 대학의 학생 유치 경쟁이 가열된 탓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알란 스미더스 버킹엄대 교육조사센터 소장은 "대학의 금전적 보상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돈을 내거는 축구 구단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고, "특히 (레스터대의 여학생 대상 현금보상 방안과 관련해) 돈을 제공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性)을 이용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매튜 앤드루스 옥스퍼드 브룩스대 학적 담당관 역시 대학이 학생 유치를 위해 현금을 제공하는 것은 "경쟁적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편"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올해의 경우 A-levels에서 응시생의 26%가 A, 25%가 B학점을 받았으며 최소 11% 가 전과목 '스트레이트 A'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가운데 상위권 대학에서는 전과목 A학점 받은 학생 중 수천명을 낙방시키는 등 현금공세에 나서는 중위권 대학과는 상반되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