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미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절하율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20%를 넘어서면서 세계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9월 위기설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등 여파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현물환 거래량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천207.00원으로 작년 말 936.10원보다 270.90원 급등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절하율은 22.4%로 인도 루피화의 16.1%나 뉴질랜드 달러화(12.8%), 필리핀 페소화(12.3%)를 웃돌면서 주요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는 7.3% 절상됐으며 중국 위안화는 6.7% 절상돼 대조를 이뤘다.
원.달러 환율의 일 중 변동폭과 전일 대비 변동폭은 일제히 98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9월 위기설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모건스탠리 등 외국 투자은행(IB)으로의 부실 확산 우려 등으로 환율이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일 중 변동폭 및 전일 대비 변동폭은 각각 13.10원과 9.30원으로 전분기보다 4.90원과 4.50원 확대됐다. 환율이 급등락했던 지난달 일 중 변동폭과 전일 대비 변동폭은 각각 24.70원과 18.10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변동률은 0.85%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0.25%), 말레이시아 링기트화(0.29%) 등 아시아국가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0.63%), 유로화(0.56%) 등 주요 선진국 통화에 비해서도 높았다.
3분기 중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77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65억달러 급감했다. 3분기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77억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환율상승 기대심리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무역적자는 142억달러였지만 수출기업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661억달러에 달했다. 수출업체들이 나중에 받을 달러를 앞당겨 팔면 향후 달러화 매물 부족에 따른 환율 상승이 초래될 수 있다. 작년 수출업체의 선물환 순매도 규모는 718억달러로 무역흑자 146억달러의 5배 수준에 달하면서 올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외국환은행과 비거주자 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규모는 하루평균 101억5천만달러로 전분기보다 2.5% 감소했다. NDF 순매수 규모는 일평균 68억6천만달러로 전분기보다 28억7천만달러 줄었다.
한은 이은간 과장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와 수출입 업체의 물량 감소 등으로 외환거래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