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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도 B+

아직도 중간고사의 여운이 감돈다. 열람실은 여전히 학생들의 책 넘기는 소리로 분주하다. 하지만 나에게 중간고사는 ‘못해도 B’ 라는 말로 각인되어 있다. ‘못해도 B’란 바로 교직과목에 주어지는 성적을 보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교직을 이수한 많은 학생이 이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못해도 B’라니... 다른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부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본다면 ‘못해도 B’라는 말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직을 이수하려면 교직과정 설치 학과 정원의 10% 안에 들어야 한다. 즉, 1학년 때 다른 학생보다 더 학점에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져야 교직을 이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학생들로 구성된 수업에서 학점을 잘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성적분포를 다른 일반교양과 다르게 하는 것은 표면적인 것일 뿐 실제로 교직수업에서 ‘B+’를 받으려면 다른 수업에서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한다.

하지만 나를 더욱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치열하게 대학생활을 해서 교직을 이수하고도 임용을 치지 않고 취업을 하려고 하면 교직이수가 오히려 짐이 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면접에서 ‘지원자는 임용을 통과해서 교사를 하지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직 수업을 듣다 보면 ‘선생님이 되기 위해’라는 식의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인문대 교직이수자들의 대부분은 선생님을 목표로 하지만 경영대의 경우 임용을 목표로 하는 교직이수자의 수가 매우 적다. 교직이수자들 자신도 교직을 이수하는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성적이 된다고 무조건 교직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기회비용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겠다.

우리학교 경영대학은 ‘인연으로 하나되어’라는 교직이수자 모임이 있다. 대부분이 선생님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지만 다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하여 정말로 선생님을 원하는 교직 이수자들에게도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