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 하마스가 14일 이집트 중재의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고 세부적인 이행방안과 관련한 자신들의 견해를 이집트 측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휴전협상 대표 중 한 명인 살라 알-바라다윌은 이날 카이로에서 "우리는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의 큰 틀을 바꾸자고 요구하지 않는다"고 언급,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휴전안의 세부적인 이행방안에 대한 하마스의 입장을 이집트에 전달했다"며 "이집트는 우리의 세부안을 (이스라엘 협상단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오는 15일 국방부의 아모스 길라드 외교군사정책국장을 카이로로 다시 보내 이집트의 휴전안에 대한 후속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중동지역을 순방 중인 미구엘 앙헬 모라티노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임시수도인 라말라에서 "우리는 휴전 성사에 매우 가까이 근접해 있다"며 "하지만, 처리되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도 이날 프랑스 의회에서 "비록 많은 난관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가자지구 전쟁을 끝낼 휴전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휴전안은 양측이 교전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를 통한 무기밀수 방지와 국경지대에 있는 라파 국경통과소를 개방하는 논의를 벌인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번 휴전 협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터키는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에 감시단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터키의 고위 관리가 AFP 통신에 말했다.
이 관리는 "가자지구 휴전 논의의 한 요소는 국경통과소의 보안대책 문제"라며 "터키는 당사자들 어느 쪽에서도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는 유일한 나라"라면서 터키가 국경감시단의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내비쳤다.
이와는 별도로, 이스라엘은 이날 워싱턴으로 외무부의 국장급 관리를 파견,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밀반입 땅굴을 차단하기 위한 보안대책 마련에 미국이 참여할 수 있는지 타진하는 작업에 나섰다.
휴전 논의가 진전을 보이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날 오후에도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작전을 벌여 13세 어린이를 포함, 11명을 숨지게 했다고 가자지구의 의료진과 목격자들이 AFP 통신에 전했다.
이날로 19일째를 맞은 이번 전쟁에서 희생된 팔레스타인인들 수는 1천33명에 이르며, 부상자는 4천5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freemong@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