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소음과 통행방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바우어관 밖에 없거든요” 매일 바우어관 2층 중앙로비에서 연습을 하는 비사응원단의 문성훈(경찰행정학·3)단장의 말이다.
바우어관은 학생회관으로 지하와 1층을 제외한 2, 3, 4층에 약 50여개의 동아리가 집중돼있다. 다양한 성격의 동아리들이 밀집되어 있는 만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 중 과도한 소음은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점 중 하나이다. 바우어관에 있는 동아리 방에는 방음 창·문 등 소음차단을 위한 어떠한 시설도 없어 방음이 전혀 되고 있지 않다. 특히, 통기타동아리 도레미, 노래패 함성, 풍물패 민속연구반 그리고 비사응원단, 댄스동아리 비트의 주요 연습공간인 바우어관 2층의 소음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도레미의 조은지(신문방송학·2)씨는 “제가 가입되어 있는 동아리 도레미도 노래, 기타 연습으로 시끄러워 맞은편에 있는 서예동아리 ‘연우반’의 민원이 들어 올 때가 있고 주변의 소음으로 종종 연습에 방해 받을 때가 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지난 2003년 설치된 대운동장 스탠드 내부에 소음이 심한 동아리들을 이전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스탠드 내부에 있는 공연 동아리들은 락동아리 불카누스와 의과대학 동아리 뿐이며 이 동아리들 역시 기존의 바우어관 내에 있던 동아리들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총무팀 한여동씨는 “그 당시 바우어관 동아리들이 대운동장 스탠드가 바우어관보다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접근성이 떨어져 동아리방 이전을 거부했었다”고 밝혔다.
소음으로 인한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나 학생회관인 바우어관에서 동아리 활동을 중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이 동아리들의 특성에 맞는 활동공간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비단 이 것은 바우어관뿐만 아니라 각 단과대학 소속의 공연동아리들도 마찬가지다. 사회과학대학 소속 풍물동아리 이정민(법학·3)말-터회장은 “주간수업 후 6시30분부터 노천강당에서 주로 연습하는데 소음이 심해 야간수업에 방해된다며 나가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도 소음이 심한 것을 알고 있으므로 그 날은 일찍 연습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한 소음문제 뿐만 아니라 안전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문성훈 비사응원단장은 “응원단 특성상 무릎을 꿇거나 점프하는 등의 동작이 많은데, 연습할 공간이 시멘트 바닥이라 부상의 위험이 크다”며 안전조치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동건(사회체육·3)총동아리연합회장은 “바우어관 3층에 세미나실 두개가 있는데 현재 제대로 이용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공간을 공연동아리의 연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학생지원팀에 제안 해둔 상태지만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현실화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듯하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현재, 우리대학에 설비가 갖춰진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육대학(이하 체대)의 다이나믹 짐과 멀티 짐은 방음시설과 마루바닥, 대형거울이 장착되어 있어 동아리들이 이용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다이나믹 짐은 기존의 에어로빅 짐을 리모델링 한 후 명칭을 변경한 곳이고 멀티짐은 지난 학기에 새롭게 만든 공간으로 탁구, 태권도 품새, 스포츠마사지 등의 수업이 이곳에서 진행되며 체대 소속 동아리들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은 체대 학사운영팀에서 승인을 받으면 대여도 가능한 시설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반 동아리들이 대여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학교공용 시설이지만 주로 체대학생들의 수업과 연습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체대의 특성상 긴 연습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이용이 힘들다. 다아나믹 짐과 멀티 짐을 담당하고 있는 이성노(사회체육·교수)교수는 “좋은 시설이 마련돼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많은 동아리와 외부에서 사용하길 원하지만 체대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뚜렷한 목적이 없는 한 쉽게 대여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리고 학교측에서 동아리들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학생지원팀에서는 “소음과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으나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바우어관 활용, 체육대학과의 의견 조율, 대운동장 스탠드 공간 활용 등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성균관대학의 공용 연습공간 ‘성균마당’
방음시설, 대형거울, 탈의실 등 완비
지난 7일 다목적 공용 연습공간 ‘성균마당’이 오픈해 성균관대학 학생들의 부족했던 연습공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균마당’이란 동아리, 학생회, 학과(부) 소모임 등을 대상으로 한 연습공간으로 기존의 경영대 지하4층 당구장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것이다.
소리터, 뜀터, 놀터란 이름으로 3개의 연습실로 구성돼 있으며 공간별 탈의실과 물품보관 기자재를 갖추고 있다. 연습실은 방음시설과 사방에 거울이 설치된 공간으로 밴드, 풍물패, 택견, 댄스 동아리 등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사용 가능시간은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온라인에서 예약신청과 취소가 가능하다.
그리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시간대가 비슷해 독점 사용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시간에 제약을 두고 있다. 하루 3시간, 일주일에 최대 15시간 이용할 수 있고 매월 20일부터 다음 달 이용신청이 가능하다. 그리고 상시 근무자가 있어 시설과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균관대 학생지원팀 박정호씨는 “학생들의 사용신청이 많으며 지금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학생들의 연습공간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여러 학외 할동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학교측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