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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 전남 강진군 성전면 백운동별서정원

다산 정약용이 반한 한국 최고의 차밭 정원

 

조선시대의 정원은 성리학자들의 인생관이 서려 있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세연정과 더불어 호남 3대 정원으로 불리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의 ‘백운동별서정원’은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李聃老, 1627-1701)와 후손들의 삶과 철학이 담겨 있다. 이담로는 월출산 옥판봉에서 흘러오는 물로 유상곡수와 정자를 만들어 즐겼다. 그가 즐긴 것은 도(道)였고, 그가 추구한 도는 하늘이 부여한 인간의 착한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백운동별서정원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그의 후손인 이덕휘(李德輝, 1759-1828)와 이시헌(李時憲, 1803-1860)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이다.


백운동별서정원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다산 정약용과 차 때문이었다. 강진 유배시절 이곳에 들린 정약용은 별서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완전히 빼앗겨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白雲洞圖)》를 그리게 하고, 자신이 직접 8수, 초의선사 3수, 윤동 1수를 지어 백운첩(白雲帖)을 만들었다. 정약용이 지은 시 중 제1경인 옥판봉은 월출산 최고봉이자 현재 이곳에서 생산하는‘백운옥판차’의 이름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한 조선시대 떡차는 정약용의 건강을 지켜준 은인이었다. 정약용은 1830년 백운동에 있던 이대아(李大雅), 즉 이시헌과 1817년 이덕휘에게 떡차를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이시헌은 정약용의 강진 유배시절 제자였다. 이시헌은 이덕리(李德履, 1728- ?))가 쓴 ‘강심(江心)’에 수록된 『기다(記茶)』의 필사자이기도 하다. 『동다기(東茶記)』로 불리는 『기다』는 우리나라 다서(茶書)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별서정원의 아담한 사랑채에서 제5경인 유상곡수를 벗 삼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과 차혼(茶婚)식을 치른 후, 차를 마시면서 마당의 뽕나무 그늘이 유상곡수를 덮을 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나는 올해 4월 명승 제115호 지정된 별서정원 제9경인 취미선방(翠微禪房)에 앉아 제12경 운당원 왕대밭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맡으면서 그물에 걸리지 않는 삶을 꿈꿨으며, 제8경 모란채의 모란을 바라보면서 지식인의 삶을 성찰했다.

 

차밭으로 둘러싸인 별서정원은 우리나라 호남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문화유산이다. 정원에 살고 있는 나무들은 모두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철학과 이상을 담고 있다. 몇 년 전 어수선했던 정원은 이제 말끔히 단장해서 찾는 사람들의 마음도 한결 가볍다. 주차장에서 별서정원으로 가는 산길과 산길에서 만나는 야생차도 찾는 사람의 맑은 마음을 드러내는데 손색이 없다.





[사설]위기를 극복하는 지혜 우리나라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학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았다. 지금 코로나19는 국가의 중앙 및 지방 행정 조직, 입법 조직의 능력,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문제, 그리고 국민의 수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각종 문제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난다. 유사 이래 크고 작은 위기는 언제나 있었다.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심을 유지하는 일이다. 평상심을 잃으면 우왕좌왕 일의 순서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할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큰 위기를 맞아 평상심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평소에도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운데 위기 때 평상심을 유지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러나 평소에 평상심을 잃으면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위기 때 평상심을 잃으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위기 때일수록 큰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역사는 지혜를 얻는데 아주 효과적인 분야다. 역사는 위기 극복의 경험을 풍부하게 기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