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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신문

[독자마당]폭력과 무례는 어디까지?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면 폭력도 정당화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농담이라며 개인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발언을 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이러한 두 가지 의문이 들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 27일 미국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 윌 스미스가 자신의 가족을 모욕한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 일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코미디언인 크리스 락이 시상식 진행 도중 한 농담에서 시작됐다. 그는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향해, G.I. 제인 2를 기대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언급한 G. I. 제인은 여주인공이 삭발한 채로 등장하는 영화로,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당시 탈모증으로 삭발을 한 상태였기에 이를 개그 소재로 삼은 것이다. 폭력 사태 이후 윌 스미스는 사과 발언을 하고, 아카데미에서 탈퇴했다. 아카데미 측은 “어떠한 행태로도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추가 징계로 윌 스미스의 시상식 참석을 10년간 금지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서구와 동아시아 문화권 간의 의견이 서로 정반대라는 것이다. 미국 등의 서구 문화권은 크리스 락을 옹호하고 윌 스미스의 폭력을 비판하는 분위기이다. 그저 농담일 뿐인데 공식 석상에서 폭력을 행사한 윌 스미스가 문제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이는 서구 문화권이 우리나라보다 더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농담을 허용하는 분위기인 탓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크리스 락이 가족이라는 윌 스미스의 개인적인 부분을 침해했다며, 윌 스미스를 이해한다는 여론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크리스 락은 이전에 다른 시상식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해 동아시아권에서는 대부분 크리스 락을 비판하고 윌 스미스를 옹호하고 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단순히 문화적인 차이를 벗어나 사정이 있다면 폭력도 정당화할 수 있는지, 우리는 그렇다면 그를 허용해야 하는지다. 크리스 락의 행동이 무례하고 허용 범위를 넘어선 부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공식 석상에서, 그것도 전 세계로 방송이 송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을 저지른 윌 스미스의 행동을 마냥 용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폭력과 무례라는 입장이 상반되는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