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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사 5층전탑


팔공산은 신라5악의 하나로서 삼국시대부터 신령스런 산으로 꼽혀왔다. 그래서 골마다 절간이 있고, 고풍스런 탑들이 솟아있다. 송림사는 팔공산의 서쪽 끝자락 칠곡에 있고 여기서 순환도로가 시작되니 대구사람에게 송림사는 팔공산 관광의 출발점이 된다.

송림사에는 우리나라에서 드문 통일신라시대의 전탑(벽돌탑)이 웅장한 모습으로 서있다(높이 16m). 우리나라는 원래 석탑의 나라여서 전탑은 5기에 불과하다. 송립사전탑은 감실이 없다. 원래 감실이 있었는데 여러 번의 보수작업과정에서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상륜부는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어 초기 전탑의 형태를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송림사전탑은 1959년에 크게 보수하였는데 이때 발굴된 사리함은 감은사의 사리함과 더불어 당대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될 만큼 뛰어난 예술성과 세련된 장식성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부처님의 몸을 그 무덤으로 인도하는 상여모양이다. 금관의 장식으로 쓰이는 불꽃문양이 머리 부분을 덮고 있고, 아래쪽은 복련으로 덮여있는 기단과 그 위로 사방에 난간을 두르고 있다. 가운데는 초록의 유리병(잔)과 그 속에 작은 사리병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슬람의 수입품으로 보기도 하나 이미 신라에서 초록의 유리를 만들었다는 증거도 있어 신라인의 솜씨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때 발굴된 유물 가운데 거북모양의 석함이 있었는데 대웅전 앞에 놓아두었으나 그 덮개돌을 도둑맞아 지금은 새것으로 만들어 덮어놓았다. 그러나 어색하기 짝이 없다.

보수가 끝날 무렵 재를 지내고 사리장치를 봉안하기 직전 당시 총리였던 장택상의 부인과 며느리들이 나타나 수십 매의 은판과 끼고 있던 금가락지 등의 공양물을 봉안했다. 원래 탑에는 발원자의 공양물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장택상 총리가 칠곡 사람이니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