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언론법안을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한다’는 합의를 내놓았다. 한마디로 언론악법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짓밟는 합의이다. 언론악법을 밀어붙인 일차적 책임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김형오 의장에게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끝까지 국민을 믿지 못하고 직권상정이라는 겁박에 굴복한 데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이 ‘언론악법’ 저지에 나섰고, 언론노조는 파업으로 맞섰으며, 국민의 60% 이상이 ‘언론악법’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이런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지지자들 중 과반이 넘는 수도 반대하고 있는데 말이다. 13일 공식 출범한 ‘미디어발전 국민위원회’는 당초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밀어붙이는 방송악법들은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내용이다. 이런 법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하는데 ‘100일’은 황당할 만큼 부족한 시간이다. 더 큰 문제는 시한을 정해놓고 그 이후에는 ‘표결’로 처리하겠다는 합의안이다. 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고, 보다 면밀
지난 달 13일 아침 시민사회와 KBS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KBS를 통해 방송됐다. MBC는 내부 반발로 대통령 연설을 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고, KBS도 라디오 PD들을 비롯한 내부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대통령 연설을 방송했다. 대통령 연설에 이어 반론을 담은 방송을 내보내며, 정례화를 암시하는 대통령 멘트에 대해 진행자가 해명한다는 것이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KBS 구성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정례연설을 방송한 데 대해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내부 반발이 확산돼 라디오 PD는 물론이고, PD·기자협회가 잇단 성명을 내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라디오 연설을 정례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미 KBS가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격주연설 방송을 정기편성에 넣고 11월 3일 아침 방송 강행을 결정한 것이다. 1일 KBS 편성안과 PD들에 따르면 3일(월) KBS는 제1라디오에서 오전 7시47분부터 7분여 동안 방송하기로 했다. KBS 라디오 PD들이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상황이 됐다. 이런 극심한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청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