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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4사자 3층석탑과 어머니

구례 화엄사 각황전 뒤쪽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섬진강 푸른 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고 동백나무 숲이 아름다운 곳에 효대가 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8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4사자3층석탑이 있다. 나는 대학 2학년 여름방학 때 지리산 종주 등반 중 화엄사에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는데, 그 때 이 탑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아름다움에 곧 매료되었다.

4사자석탑은 다보탑과 쌍벽을 이루는 우리나라 이형석탑의 최고 걸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탑은 독특한 모습과 하층 기단에서 1층 몸돌에 이르기까지 조각된 각종 상징들의 빼어난 예술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탑은 그 예술성보다 우리나라의 어떤 탑에서도 볼 수 없는 어머니에 대한 효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상층 기단 네 모서리에는 네 마리의 사자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탑신을 받치고 있고, 그 가운데에는 미소 지으며 합장하고 있는 대덕(大德)상이 있다. 바로 화엄사의 창건주인 연기조사의 어머니로서 당신에게 공양하는 사랑하는 아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탑의 아래쪽에는 석등이 있고, 꿇어앉아 어머니께 공양하고 있는 연기조사가 조각돼 있다.

......(앞부분 생략)
천 년을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여쁜 아드님이 바치시는 공양이라
효대에 눈물어린 채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그리워 나도 여기 합장하고 같이 서서
저 어머니 아들 되어 몇 번이나 절하옵고
우러러 다시 보오매 웃고 서 계신 저 어머니
(이은상의 효대에서)

연기조사는 평소에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였고, 이를 기리기 위해 후대에 이 탑을 세웠다. 불교가 규범적인 오늘날이라면 불탑에 어머니를 상징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당시 신라사회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감은사지 석탑 앞에 서면 아버지 생각이 나듯 4사자석탑 앞에서는 어머니 생각이 난다. 그러나 세월을 다시 돌이킬 수 없으니 그리움은 더욱 간절하다.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