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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기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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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문자가 없던 시대에 ‘무언가’(무엇이든 될 수 있다)를 표현하고자 했던 선사인들의 욕망에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형태의 매체로 발전하였다. 이를테면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중국의 갑골문 등이 있고 현재에 와서는 수기뿐만 아니라 전자 형태의 기록이 널리 이용되는 추세다.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역사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가 남겨둔 기록으로 우리는 과거의 일을 연구하고, 미래를 구상한다. 그러나 오늘 나는 기록이 인류가 아닌 나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실직고하자면 나는 일기 쓰기를 귀찮아하는 초등학생 중 하나였다. 방학 숙제로 나온 그림일기는 개학을 하루 앞두고 몰아 쓰기 일쑤였고, 일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곧잘 불평하곤 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그랬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록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고, 대학생이 된 후로는 줄곧 일기를 써왔다. 처음엔 단지 특정 사건, 중요한 약속, 기념일 등을 잊지 않기 위해 썼지만, 시간이 차츰 흐르고 어느새 나는 일기를 통해 하루를 복기함은 물론 ‘나’라는 존재와 친해지게 되었다.

 

나는 일기, 나아가 기록을 명상에 비유하길 좋아한다. 명상은 편한 자세를 취한 뒤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일련의 행위다. 내게 기록이 명상인 이유는, 기록을 할 때만큼은 그 어떤 방해와 소란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즐거울 때, 슬플 때, 분노할 때에 일기장에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내게 벌어진 모든 일들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한 자 한 자 온 진심으로 쓰고 나면 내 정신 혹은 마음이 태초로 돌아간 것처럼 말끔히 비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며 일기 쓰기를 추천하면 혹자는 어떻게 매일 일기를 쓰냐고 얘기하지만, 나라고 해서 매일 일기를 쓰는 것은 아니다. 딱히 기록할 일이 없거나 무진장 피곤한 날엔 일기를 쓰지 않는다. 일기를 매일 쓸 필요는 없다. 다만 기록을 통해 가뜩이나 많은 인생의 짐을 수월하게 이고 가거나, 조금 덜어냈으면 하는 것이다. 요즘은 블로그나 SNS, 어플리케이션이 잘 발달해 있으니 굳이 일기장을 살 필요는 없다. 그러니 나는 이 글을 읽을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에게 맞는 편한 매체를 선택하여 오늘 있었던 일을 써보기를 추천한다. 훗날 돌아봤을 때, 기록이 쌓임에 따라 조금씩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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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수결주의·합리주의 정치모델과 국가행복도 한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정체 또는 퇴행이라고 볼 수 있는 위기 가능성의 징후가 많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 정체성이 없는 정당정치 등은 한국 정치의 낮은 제도화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주의 토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의 붕괴와 민주주의 절차의 핵심인 정당체제의 역할이 실종된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정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함의를 제시하기 위해 다수결주의와 합의주의 정치모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다수결주의는 말 그대로 다수의 뜻이 지배하는 정치원리를 의미한다. 이 원리는 다수를 점한 세력에게 정치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며, 일사분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수결주의는 다수를 점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야당은 다음 선거에서 권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다수결주의는 이러한 면에서 매우 배타적이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다. 다수결주의가 작동되는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합의주의는 다수가 지배하는 정치원리라는 면에서는 다수결주의와 다를 바 없으나, 다수에 의한 지배를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