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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낯선포옹

얼마전 호주에서 Free Hug 운동을 실천한 사람들의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올라와 이슈가 된적이있다. 지난 달 27일에는 동성로에서도 Free Hug 운동이 있었다. 문화적 정서가 맞지 않다는 논란도 일고 있지만, 지치고 힘겨운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한다는 의미로 시작된 Free Hug 운동은 이제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유롭게 껴안기’, ‘무료로 안아주기’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Free Hug 운동은 2004년 호주의 후안 만씨가 시드니 거리에서 시작했다. 이것을 친구인 사이먼 무어씨가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올리면서 그 이념에 동조한 일부가 ‘Free Hug’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인파가 몰리는 길거리에 나가 낯선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는 포옹을 시도하고 있다.

‘포옹’이라는 행동은 ‘누군가와 접촉한다’라는 것과 ‘서로에게 적대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손만 스친다고 한다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정도로 별 느낌 들지 않고, 악수한다고 하면 단지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수반되는 행동 정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흔히 서로를 껴안을 때는 축구를 보며 이겼을 때, 공항에서 입국하는 가족(또는 친구)를 만날 때, 구사일생으로 구조 되었을 때 등이다. 이렇듯 안는다는 행동은 기쁜 상태에서 나오는 행동이기 때문에 적대감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쉽게 할 수 없는 행동이다. 결국 우리는 다른 사람을 포옹하면서 기쁜 감정을 느끼고, 서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몇 초도 안되는 이런 일시적인 포옹에서만이라도 더 늘릴 수 있다면.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과 서로 웃으며 안을 수 있다면. 이런 운동이 우리나라 전체에 퍼지게 된다면 온라인에서 상대방을 보더라도 서로를 사랑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고, 현재 인간성 상실이라는 면에서 나오는 많은 비윤리적인 사고, 행동, 사회적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좋은 취지와 의미로 시작된 한 사람의 운동이 그저 ‘유행’이란 단어에 퇴색되어 이벤트적인 행사가 되지 않길 바라며 오늘 부모님에게 먼저 따뜻한 사랑을 포옹으로 전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