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계명대신문

[인터뷰] 안동 산불 복구에 나선 미얀마 유학생들의 따뜻한 실천-2

무력감 속에서 작은 실천으로 나아가다

지난 4월 5일, 우리학교 재학생과 지역 새마을부녀회가 함께 안동시 임하면 복지회관에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활동에 참여한 미얀마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제 학생들의 시선에서 본 봉사의 의미를 알아보았다.

-엮은이의 말-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기 위해 대학 자퇴 운동에 나섰던 수멧뜨진(심리학·1) 씨는 이후 유학길에 올라 우리학교에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의 현실을 지켜보며 무력감을 느끼던 그녀는 자신이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한 끝에 산불 복구 봉사에 나섰다.

 

● 유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학을 오기 전에는 과외 선생님의 추천으로 외국어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당시 성적에 따라 한국어 전공에 지원하게 되었고,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껴 계속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재학 중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고, 제가 다니던 대학은 군사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에 동의할 수 없었던 저는 학생 자퇴 운동에 참여하며 저항의 뜻을 표했고, 자국에서 공부를 이어갈 수 없어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배워 온 것이 대부분 언어와 관련된 내용이었기에, 새로운 학문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그중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제 성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최근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미얀마는 대지진의 피해도 크지만, 군사 쿠데타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겪고 있습니다. 내전이 격화되면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에 저의 지인들은 부당한 군사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시민방위군(PDF)에 들어갔습니다. 저보다 체구도 작고 여린 선배가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결국 PDF에 입대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충격이 컸습니다. 지금도 미얀마의 가족들과 지인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은 금전적 지원뿐이어서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 산불 복구 봉사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나요?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산불 복구 봉사자 모집 공고를 접했고,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미얀마에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컸기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미얀마의 상황이 떠올라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일하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회가 있다면 꾸준히 참여해 많은 분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 봉사활동을 하며 어려웠던 점은?

저는 미얀마에 있을 때부터 요양원과 보육원에서 꾸준히 봉사를 해왔습니다. 안동에서 산불 복구를 위한 청소와 빨래 봉사도 자국에서 했던 봉사와 유사해 큰 어려움 없이 이어갔습니다. 봉사자끼리 서로 도우며 활동을 진행했기에 봉사 시간이 짧게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지인들을 떠올리며, 주어진 일에 더욱 성실히 임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저는 현재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심리상담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 가정 등 한국에 정착한 이주자들에게는 금전적, 교육적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지지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가 폭행을 당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들에게 심리적 지원이 얼마나 절실한지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 저는 이주자들을 돕는 심리상담사가 되어, 그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정서적으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