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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로 보는 이명박 정부 시대

강부자, 강금실, 고소영, 2MB, 명박하다……조소 섞인 신조어로 정부 비판 일색

● 인수위 시절부터 한미FTA 협상까지
오륀지, 강부자, 고소영, 2MB…

국정운영의 난맥을 겪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표현하는 네티즌들의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로 인해 ‘오륀지’ ‘리켱숙’으로 불린바 있고,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대해선 ‘강부자’, ‘강금실’, ‘고소영’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강부자’는 강남 사는 땅 부자, ‘강금실’은 강남에 금싸라기 땅을 실제 소유한 사람이란 뜻이고, ‘고소영’은 고려대 출신, 소망교회를 다니는 신도, 고향이 영남지역인 인사를 주로 발탁한 현 정부를 빗대어 이르는 말이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된 인터넷 신조어는 ‘2MB’와 ‘명박하다(혹은 명박스럽다)’이다. ‘2MB’는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이니셜을 컴퓨터 기억용량인 Mega Byte에 빗대어 합성한 것이다. 국민 의식은 ‘기가바이트’를 달리는데 대통령은 ‘메가바이트’ 수준이라는 조롱이 담겨 있는 것이다. ‘명박하다’는 전임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유행했던 ‘놈현스럽다’와 달리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과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가 일치하면서 네티즌들은 ‘명박하다’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를 게시물로 올리고 있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연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여론이 절정에 달한 최근 촛불문화제에서도 ‘2MB’와 ‘명박하다’가 들어간 피켓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명박하다[명ː바카-] (형용사) : 운명이나 팔자가 기구하고 복이 없다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명박하다’는 말은 그동안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인사파문에 물가 급등, 광우병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빗대어 이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기원은 그의 서울시장 재직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청 앞 광장 조성, 청계천 복원, 청계광장 조형물 선정 등으로 ‘불도저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2006년 4월, 몇몇 시민단체가 ‘명박하다’는 단어를 이용해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이 ‘명박하다’의 뜻으로 제시한 것은 “공공성은 내팽겨진 채 자신의 취향대로 무조건 밀어 붙인다.”, “비판하면 비난하고, 비판자는 일단 배제한다.”, “1명의 취향을 1천만명이 억지로 감상하다.” 등이다.

● 놈현스럽다 vs 명박스럽다
‘명박스럽다’는 지난 참여정부 당시 나온 신조어 ‘놈현스럽다’와 유사한 형태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놈현스럽다’라는 신조어가 등장, 5년 내내 국민들 사이에서 상당히 회자됐었다.

‘놈현스럽다’는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는 뜻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자 인터넷 세상에 처음 등장한 표현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합리한 국정운영 스타일을 빗대 쓰여진 이 용어는 처음에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만 사용되다 점차 일반적인 용어로 확산됐다.

‘놈현스럽다’와는 달리 ‘명박스럽다’는 여러 가지 뜻으로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 단어를 ‘광우병 논란’에 빗대어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우리들은 참 명박하다.”는 식으로, 또다른 이들은 “우리는 명박해지지 말자.”라고 쓰기도 한다.

다양한 파생 의미도 생겼다. ‘명박’은 ‘명명백백한 사실도 박박 우기는 사람’, ‘명박스럽다’는 ‘금방 자기가 한 일도 불리하다고 생각되면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의 의미로 통용된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 돈이 최고 등 돈이 삶의 가치척도가 되는 말을 내뱉을 때에도 이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로 내려가 서민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은 ‘놈현’에서 ‘노간지’로 승격했다. 청소년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폼이 난다’, ‘멋있다’란 의미로 통용되는 일본어 ‘간지’(感じ)에 노 전 대통령의 성인 ‘노’를 합성해 ‘노간지’가 만들어졌다. 예전부터 사용되던 ‘노짱(노무현 최고)’이란 별명도 여전히 유효하다.

노 전대통령의 별칭이 재임시절의 ‘놈현’에서 퇴임 후 ‘노간지’로 바뀌듯 인터넷 용어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거친다.

● 신조어 생성의 의미
강부자, 고소영, 2MB, 명박하다…
모두 이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차가운 여론이 그대로 반영된 표현이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온라인에서 다양한 패러디와 합성, 신조어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경우, 온라인에서의 차가운 민심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정부가 최우선으로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적 임무다. 국민이 정부에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문제, 대운하를 비롯한 대다수 정책에서 국민의 생존권과 민의를 수렴하는 것에 소홀했고 이로 인해 성난 민심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다.
민심을 진정으로 느끼고 국민의 생존권과 민의를 수렴하고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국민들은 ‘명박하다’란 신조어를 따듯한 의미를 가진 단어로 만들어 줄 것이다.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려 신뢰를 얻은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에는 ‘명박하다’가 ‘진실한’, 참으로 국민을 섬기고 생각하는’ 등의 긍정과 희망의 뜻으로 새롭게 정의돼 널리 회자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