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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호 독자마당] 봄의 징조

해가 뜨고 날이 밝아온다. 캠퍼스 안에 빛이 돌고 아침이 찾아온다.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꽃봉오리, 한, 두 마리씩 보이기 시작하는 벌레, 건물을 찾아다니는 신입생,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는 동아리들. 이 광경들도 모두 봄의 징조다. 하지만 이 봄의 활기가 모두에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등록금 걱정에 시달리는 신입생, 중요한 자격증 시험에서 또다시 불합격을 받아버린 재학생, 취업이 되지 않아 다가오는 학기가 반갑지만은 않은 고학번 학생들도 봄과 함께 캠퍼스를 떠돌고 있다. 그들에게는 봄의 징조가 새로운 희망이 아닌 새로운 고민거리다. 하지만 그들도 그런 고민거리가 다가오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노력을 통해 희망과 답을 찾으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을 대하는 세상은 너무나도 거칠었다. 그들의 노력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못했고, 그들의 의지는 마모되어 갔다. 그들은 봄이 다시 오는 것을 무력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봄과 함께 마모된 자신의 의지를 다시 되새겨보며 새로운 의지를 가진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봄을 향해 달려 나간다. 실패를 되새기며 다시 행동을 시작한다. 남들이 보기엔 그들은 무의미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이고 자신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어딜 향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봄에 한걸음 가까이 가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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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자연생태, 사회생태, 인문생태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경주최씨의 종가가 살고 있는 이곳의 마을숲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비보숲이다. 비보는 부족한 곳을 보완하는 신라 말 도선 풍수이자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 풍수의 중요한 특징이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남쪽에 느티나무를 심어서 마을의 숲을 만든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좋지 못한 기운과 홍수를 막기 위해서다. 3백 살의 느티나무가 모여 사는 마을숲은 아주 아름답다. 숲과 더불어 조성한 연못은 홍수를 막는 기능과 더불어 성리학자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성리학자들은 중국 북송시대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 따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연꽃을 닮기 연못에 심었다. 마을숲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성리학의 상징나무다. 회화나무는 학자수라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 삼공이 천자를 만날 때 이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선비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옻골처럼 조선의 성리학자와 관련한 공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아름다운 토석담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백불고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