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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호 독자마당] 나에게 쓰는 편지

이 제목은 故 신해철이 24살일 때 내놓은 노래 제목이다(이제 고인을 마왕이라 부르겠다). 이 곡은 마왕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인데 나는 현재, 당시의 마왕과 같은 나이를 먹었다. 그러나 생각의 깊이는 매우 다르다. 마왕은 이렇게 노래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는 내게 의미는 없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왕은, 물질적 가치 그 너머의 행복을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깨달았다. 나는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마왕의 노래를 들을수록 생각에 생각이 겹쳐진다. 없는 재능을 탓하고 가정환경을 탓하며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지 않는 내 모습이 참 부끄럽다는 마음도 든다.

가사에 이런 말이 있다.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그래 우리들 모두 같은 곳 즉, 죽음으로 향하고 있다. 내가 과연 살아있는 동안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은 돈 밖에 없을까? 하고 싶은 걸 포기해야만 할까? 마왕은 질문을 던졌고 나는 생각한다. 답은 없지만 여러 갈래의 길이 보이는 듯하다. 마왕,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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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