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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영화: 그을린 사랑(Incendies)

인류의 역사를 전쟁의 역사라고도 합니다. 역사 이래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어쩌면 목숨보다 더 귀한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인류평화를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전쟁은 왜 발생하는 걸까요?

제가 소개할 영화는 드뇌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의 ‘그을린 사랑(Incendies)’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숱하게 들어왔던 중동의 내전이 처음으로 ‘나’의 아픔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비극적으로 뒤엉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지루하거나 교훈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큰 충격과 감동을 엮어내는 연출자의 솜씨가 매우 탁월합니다.

‘그을린 사랑’에서는 어머니의 과거를 추적해가는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와, 쌍둥이의 어머니가 젊은 시절 내전 속에 겪어야 했던 일들이 펼쳐집니다. 마지막에는 전쟁의 참혹함과 한 개인의 처절한 운명을 응집하여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로 첫 번째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지구촌에 관심의 안테나를 세우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인재가 되라는 진부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일상을 통찰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로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평화와 사랑’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수많은 테러와 전쟁들이 연상됐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아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빌뇌브 감독은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침묵과 분노 뒤에 감춰진 유년의 상처를 탐험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진실을 밝히는 것은 분노의 순환을 끝내는 길”(연합뉴스 2011.07.17)이라고 덧붙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방식대로 반응하고 행동합니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이해하고 나면 우리는 처음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반복을 통해서 빌뇌브 감독이 말하는 “분노의 고리”를 스스로 끊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우리는 나아가야만 합니다. 청춘이라서, 한국인이라서 더 아픈 것이 아니라 원래 인간은 약하고 아픈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아픔의 순환을 용서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