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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기획 - OTT 플랫폼 / 글로벌 OTT, 한국 콘텐츠에 주목한 이유는?

국내 OTT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오티티(이하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이다. 여기서 Top은 셋탑박스를 의미한다. 직역하자면 ‘셋탑박스를 넘어서’라는 뜻이다. 셋탑박스는 TV 수상기와 유선으로 연결된 유료 방송(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수신장치이며 TV 튜너와 가입자 식별 장치를 겸한 기능을 갖고 있다. 일반적인 TV로는 유료 방송을 수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보통 TV 수상기(텔레비전) 위에 놓고 이용하기 때문에 셋탑박스, 즉 텔레비전 위에 놓인 상자라고 불리고 있다.

 

● 기존 셋탑박스의 한계와 ‘N스크린’ 기술

셋탑박스는 유료 방송서비스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장치다. 이를 통해서 시청자는 여러 가지 채널 신호를 수신하고 사업자는 가입자를 식별하여 각 가입자가 어떤 채널을 보는지 등을 파악하여 과금할 수 있다. 가입자와 비가입자를 구분하고 나아가서는 방송서비스 이외에도 VOD(Video On Demand)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셋탑박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TV 수상기와 유선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는 자신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을 때 셋탑박스와 연결된 TV 수상기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는 시청자의 행동반경과 시청 가능 시간대를 제한하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기술이 ‘N스크린’ 기술이다. ‘N스크린’은 TV나 PC, 태블릿PC, 스마트 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는 유선에 한정되지 않고 무선 환경, 즉 노트북 PC, 태블릿 PC, 스마트 폰 등을 통해서도 동영상 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게 한다. 시청자가 구입한 콘텐츠가 단말기가 아니라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단말기로 불러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이전에 보다가 시청을 중단한 프로그램을 이어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주로 무선 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

 

● 영상판 전자도서관, OTT 서비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OTT 서비스다. OTT는 유무선 인터넷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등을 활용하여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동영상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서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OTT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지상파, 유료 방송, 인터넷 포털, 유튜브 등 여러 가지 매체에 흩어져 있었으나 OTT는 이를 하나의 서비스로 묶어서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OTT 사업자는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방송사업자, 영화 제작사 등이 가지고 있는 배급권을 확보하여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는 SNS 등의 인터넷 네트워크 서비스의 특징을 영상 서비스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인터넷 포털, SNS 서비스 사업자는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고 플랫폼만을 제공한다.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유튜브, 아프리카 TV 등이 이러한 서비스의 일종이다.

 

OTT 서비스가 이와 다른 점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영상물은 기본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며 일반 시청자가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상물을 방송사업자, 영화사 등이 가지고 있다. 이들로부터 상품, 즉 콘텐츠를 제공받아서 온라인상에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여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영상 판 아마존, 전자 도서관이다.

 

● 무한한 공간을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

오프라인을 벗어나서 온라인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네트워크 효과와 롱테일 현상이 나타난다. 네트워크 효과는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 효용이 커지는 현상이다. 특정 OTT 서비스에 가입자가 많아지면 OTT 사업자는 더 많은 동영상을 확보하여 제공하게 되며 이는 소비자, 즉 시청자가 더 다양한 동영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이 커지게 된다. 또한 온라인상의 저장 공간은 무한대이므로 마이너하고 수요가 많지 않은 서비스 또는 상품도 확보하여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보통 잘 팔리는 상위 20%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서적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공간이 한정된 서점이나 스크린 수가 한정된 영화관 등에서는 잘 팔리는 물건을 보다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하여 판매를 유도하거나 관람객이 많지 않는 영화는 단기간에 상영을 중지할 수밖에 없다. 잘 팔리는 상품에만 집중하여 마케팅하고 나머지는 단기간에 용도 폐기 된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 ‘WIRED’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은 1년에 단 몇 권밖에 팔리지 않는 인기 없는 책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베스트 셀러의 매출액을 추월한다는 온라인 판매의 특성을 발견하여 이를 ‘롱테일 현상’이라고 했다.

 

●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든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던 것도 온라인상의 롱테일 현상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과 OTT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 한국 콘텐츠는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만 인기 있었으며 이는 아시아 각 나라의 방송사가 한국 콘텐츠를 방송하였기 때문이다. 롱테일에 속했던 한국 콘텐츠는 온라인 시장을 통해서 메이저 상품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기까지는 3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의 지상파 방송인 NHK에서 방송되면서 한류 현상이 시작되었고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시장에 자리 잡았다. K-pop도 일본 지상파방송에서 시작되어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OTT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OTT 사업자 중 가장 먼저 한국 시장에 주목한 것은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입한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특히 드라마의 배급권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 한국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최근에는 배급권 확보뿐만 아니라 한국 콘텐츠에도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투자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2021년 15편에서 2022년 25편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투자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약 8,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솔로 지옥” 등의 예능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콘텐츠

넷플릭스 이외에 다른 글로벌 OTT 등도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 한국 시장에 진입한 디즈니플러스는 2022년부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기 시작하였으며 2022년 12월에 공개한 “카지노”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 외에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일부 아시아권에서도 구독자가 증가하였다.

 

애플TV플러스는 2019년 11월에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한국 시장에는 2021년 11월에 서비스 개시하였다. 2022년 3월에는 드라마 “파친코”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2022년 최고의 TV 시리즈’ 중 하나로 평가되었고, 2023년 1월에는 미국 방송영화비평가협회에서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로 선정되었다.

 

넷플릭스는 2023년 4월에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 3,375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현재까지 투자한 자금(약 1조 5,000억 원)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글로벌 OTT 사업자가 한국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생산기지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끈 비결

글로벌 OTT 사업자의 국내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국내 사업자들도 각종 국산 OTT를 런칭하였다.

 

SKT는 지상파 사업자와 연합하여 2019년 9월에 ‘웨이브’를 런칭하였다. CJ ENM은 2020년 10월에 ‘티빙’을 런칭하였으며 2022년 10월에는 KT의 ‘시즌’과 합병하여 국내 OTT 1위가 되었다. 한국의 OTT 서비스는 네트워크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와의 연합이 중심이 되어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OTT가 한국 진출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는 것은, 한국 콘텐츠가 투자비 대비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제작비는 낮은 데 비해 글로벌 시청자 수와 가입자 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작한 “더 크라운”과 “기묘한 이야기”의 제작비가 각각 1천 3백만 달러, 1천 2백만 달러인 것에 비해 “오징어 게임” 2백 20만 달러,  “지옥” 2백 50만 달러,  “지금 우리 학교는” 2백만 달러 등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 여전히 남아있는 글로벌 OTT에 대한 의존

이와 더불어 국내 콘텐츠 제작비도 더불어 상승하고 있어서 국내 사업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당분간 글로벌 OTT에 대한 국내 제작자들의 의존도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은 가속화될 것이지만, 이와 더불어 지상파방송 사업자와 국내 OTT 등을 포함한 국내 영상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는 국내 영상산업의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과 현재 독과점 체제하에 있는 국내 방송산업 환경을 경쟁 체제로 전환시키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자칼럼] 렉카유튜버, 혐오가 돈이 되는 세상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고, 양방향 소통 매체인 유튜브가 한국 사회의 중심이 되면서 ‘유튜버’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직업이 되었다.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영상을 올리고, 시청자가 해당 영상을 클릭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을 통해 부와 명예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하는 소위 ‘렉카유튜버’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렉카유튜버’는 특정인에게 일어난 이슈나 사건 등을 영상화하여, 해당인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유튜버다. 과거엔 사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한다는 점에서 이슈유튜버로 정의됐지만, 사건에 대해 모욕과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난폭운전으로 사고 현장에 달려오는 렉카(사설 견인차)와 비슷해 렉카유튜버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타인의 이슈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달해 이득을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라도 단독으로 내용을 전달하면, 유튜버의 수익과 직결되는 조회수가 증가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기여하겠다’는 후원자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들에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심지어 정기로 고액을 후원하는 시청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