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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정기총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3월 25일, 오후 3시.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수업이 없었다면 밀린 과제나 공부를 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거나,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같은 시각 노천강당에서는 학생정기총회(이하 정기총회)가 21년째 무산되고 있었다.

학생 최고의결기구인 정기총회가 정족수 미달이라는 이유로 21년째 열리지 않았다. 2006년에는 3백91명이 참석했으나 다음해인 2007년에는 1백90명이, 올해는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상태라면 정기총회는 영영 자취를 감추어 버릴지도 모른다.

올해에도 총학생회는 신입생환영회 홍보 포스터, 현수막 등을 통해 정기총회가 있음을 알렸고 각 건물 게시판에 정기총회 일정을 알리는 대자보도 게시했다. 한동안 학생들은 정기총회와 관련된 내용의 홍보물을 볼 수 있었다. 매년 제기되는 홍보부족이란 지적이 무색할만큼. 그렇다면 무엇이 학생정기총회를 무산시키는 것일까?

비사광장에는 우리대학의 정책,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의 글이 올라온다. 그러나 이들 중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기총회와 같은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실제로 2006년 비사광장에는 등록금 인상 때문에 총학생회를 찾아가자는 글이 게시되었고, 함께 하겠다는 답변이 올라오면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실제 총학생회를 방문한 학생은 두 명뿐이었다.
정기총회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기총회도 비사광장에서 9백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지만, 실제 참석한 학생은 단 80여 명이었다. 9백건의 조회수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학생들은 정기총회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찮아서, 혹은 다른 무엇을 하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버린 것이다.

여전히 비사광장에는 장학금, 스쿨버스 등의 불만사항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불만을 개선하기 위한 참여의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불평만 하고 있는 것이 21년째다. 진정 바뀌길 원한다면, 글 하나 게시하는 것보다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 그저 ‘한번’ 가보는 것이 고질병처럼 자리 잡은 불만들을 해결할 수도 있다.

2008년의 정기총회는 정족수 미달로 ‘무산’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끝났지만, 아직 우리대학의 정기총회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으니 바꿀 수 있다. 지금처럼 그 기회를, 우리의 권리를 버리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