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지령 1000호라는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계명대신문사 제 50기 수습기자를 모집합니다.’란 플랜카드를 보고 수습기자 지원서를 제출했던 것이 벌써 3년 6개월 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지령 1000호 발행은 계명대언론사 통합뉴스포털 gokmu.com의 출범으로 조금 늦어졌습니다만, 지령 1000호 발행을 앞둔 수습기자였던 제가 편집국장으로 1000호를 발행하리라고는 그때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수습기자 면접날, 면접관으로 앉아계시던 선배님께서 가장 처음 꺼낸 말은 “50기는 축복받은 기수다.”였습니다. 계명대신문사의 반세기 역사를 고스란히 나타내는 기수일 뿐만 아니라 곧 있을 창간 50주년과 지령 1000호 발간을 앞둔 기수이기 때문이란 설명은 계명대신문사 수습기자로 지원한 것에 자부심을 심어주었습니다.
수습기자, 준기자, 정기자, 사회부장을 거쳐 편집국장의 자리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선배들의 꾸중에 섭섭하기도 했고, 내 기사를 보고 신문사에 지원했다는 후배의 얘기에 감동받기도 했습니다. 취재하면서 알게 된 외국인 노동자의 프로포즈에 난감했던 적도 있었고, 동기들과 밤새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습니다. 특히 계명문화상을 준비하면서 고은 선생님을 심사위원과 초청강연회 연사로 초청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은 지금도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신문사의 문을 두드렸던 제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계명대신문 지령 1000호 발간을 축하해주셨습니다. 지난 1957년 5월 26일 ‘계대학보’라는 이름으로 창간되어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언론사로서 대학 내의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고 신문으로서의 정보전달과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위해 노력해온 선배님들 덕분입니다. 오늘의 계명대신문사가 있기까지 열정을 아끼지 않으셨던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000호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후배들과 1000호 작업에 신경써주시는 선배님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는 동기들에게도 고맙단 말을 전합니다.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학보’가 학우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학우들의 중심에서 대학사회를 선도해나갔던 화려했던 학보의 과거는 ‘이상’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보가 과거와 같은 위치로 돌아가는 것을 학보사의 과제로 지적합니다. 어쩌면 학보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재는 과도기일 뿐입니다. 분명 학보는 또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이할 것을 믿습니다.
1000호가 발간되기까지 5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만, 아직 1000호입니다. 앞으로 2000호, 3000호, 4000호…… 아직 나아갈 길이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1000호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주세요.
편집국장 백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