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젊은이들에게 `빼빼로데이'로 알려진 11일은 눈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된 `눈의 날'이다.
건강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여전히 눈에 대한 관리는 소홀하다. 어느 날 갑자기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시력이 조금 떨어졌다고 생각하거나 피로 때문이라 여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이미 시력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해마다 종합검진을 받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대형병원에서 수십만~수백만원을 들여 종합검진을 받더라도 정밀한 검사는 대부분 뇌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소화기병 등에 국한돼 있고 눈에 대한 체크는 간단한 검사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눈도 정기적인 종합검진이 꼭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누네안과병원 유용성 원장은 "일반 종합검진에서 확인하는 시력검사나 안압측정 정도로는 안질환의 20% 정도 밖에 알 수 없다"면서 "세밀하고 정확한 눈 종합검진을 통해 녹내장, 망막질환과 같은 심각한 안질환들을 사전에 발견하고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대 실명 위험 안과 질환으로 꼽히는 당뇨망막증과 황반변성, 녹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 65세 이상 실명 원인 1위 `당뇨망막증' = 당뇨병 환자라면 합병증이 더 무섭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만성신부전, 족부궤양과 함께 당뇨병의 3대 합병증으로 꼽히는 당뇨망막증은 당뇨병으로 망막의 모세혈관이 막혀 저산소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혈당 조절만으로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철저히 혈당관리를 해도 당뇨병이 생긴 지 10여 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당뇨망막증이 나타난다고 한다.
당뇨망막증 초기에는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증상이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당뇨병 환자들이 망막 출혈이나 황반부종 등으로 눈에 불편을 느낄 때는 이미 당뇨망막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라면 1년에 1~2회 정도 꾸준히 눈 종합검진을 받아 시력 관리를 해야 한다.
◇ 실명 진행속도 빠른 `황반변성' = 난치성 질환인 황반변성은 시력의 90%를 담당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겨 빛과 형상을 뇌에 전달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명에 이르는 병이다.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서 초기엔 글자나 직선이 흔들리거나 굽어 보이고, 그림을 볼 때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다가 점점 심해지면서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신생 혈관이 터지거나 그로부터 배출물이 흘러나오는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황반 기능이 급속히 손상돼 몇 주 안에 시력이 나빠지는데 이르면 2개월부터, 늦어도 2~3년 이내에 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황반변성도 초기에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레이저 광응고술이나 광역학요법(PDT), 항체주사 등의 치료를 통해 시력저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수는 있지만 이미 나빠진 시력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
이는 정밀검진을 통해 병을 초기에 발견했을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 특히 자외선을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흡연자라면 눈 종합검진은 필수라는 게 안과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권고사항이다.
특히 황반변성은 최근 젊은 층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 안심은 금물 = 녹내장은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가져오는 질환이다.
눈에서 렌즈 구실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백내장과 달리 녹내장은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완치가 어렵다.
또 백내장은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눈이 부시고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는 등 증세가 비교적 뚜렷하지만, 녹내장은 시신경의 90% 이상이 손상된 말기에서야 시야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는 거의 모르고 지나친다.
꾸준히 안압 체크를 하더라도 안압이 정상인 `정상안압 녹내장'이 오히려 더 많은 만큼 안압이 정상이라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따라서 안압이 높은 사람은 물론이고 △편두통이 있거나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 △고도 근시인 사람 △45세 이상인 사람은 녹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기적으로 눈 종합검진을 받아야 한다.
◇ 눈 종합검진은 어떻게 구성되나 = 안과 종합검진은 안압에 의한 질환 가능성을 알 수 있는 `안압측정 검사', 가족력에 따른 질환 가능성을 예측해보는 `세극등검사', 녹내장 및 시야 손상을 살피는 `정밀 시야검사' 등이 기본 검사에 들어간다.
여기에 시신경 섬유층의 상태를 한눈에 보는 `시신경섬유층촬영', 망막 중심부를 살피는 `안저촬영', 안구 절단면을 촬영하는 `안구광학단층촬영', 각막과 수정체를 초고해상도로 정밀 분석하는 `펜타캠검사' 등 16가지 세밀한 정밀검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 검사는 눈 상태 전반을 꼼꼼하게 체크해 3대 실명질환은 물론 그 외 다양한 안질환들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다. 눈 종합검진은 일부 안과전문병원 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1~2시간 정도다. 검사 후 눈에 이상이 발견됐을 때는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