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들 ‘인맥’이 소중하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패션직종은 인맥을 크게 좌지우지 하는 직업군으로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선배 들간의 관계, 교수님들과의 관계 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지난 2년간 우리 학교 학생들 이외에도 패션계에 종사하시는 분들, 대외활동을 통해 알게 된 타 학교 형 누나들 덕에 21살이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많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의 인맥은 일부러 만들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서 생긴 것이 더 많았다. 난 단 한순간도 사람들을 ‘이용’하기 위해 만나지 않았다. 새침하고 차갑게 보이는 내 첫인상을 탈피(?)하기 위해 오히려 허점을 보이고 친근하게 다가갔더니 사람들이 다가오더라. 사실 이런 내 생각들이, 내 고등학교 때 경험이 많이 컸었다. 난 정말 순진하고 융통성 없는 아이답게 참 여러 가지로 이용 당했었다. 나에게 미술과 같은 수행평가부터 시작해서 자기 여자친구의 빼빼로데이 선물, 편지 등을 도와 달라고 했었고, 그 친구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억지로 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은 나와 인간 대 인간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같
개강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내 머릿속은 온갖 생각들로 가득 차있다.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을까?’, ‘옷도 잘 못 입는데 내가 과연 패션 에디터로써 성공할 수 있을까?’, ‘이렇게 살아서 행복할 수 있을까?’ 등등. 모든 대학생이 개강 후에 겪는 ‘개강병’ 하나 정도는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3번째 개강을 맞이하는 내게 이전 학기와 사뭇 다른 이 기분이 약간 당혹스럽기까지 하다.사실 외적인 부분에서, 나는 그야말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학교에서 꼬박꼬박 장학금이 나오고, 학점도 잘 받은 편이다. 게다가 1학년 때 했던 수많은 대외활동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었고, 따고 싶었던 자격증도 다 땄다. 대학생들이 갈망하는 스펙이나 성적 부분에서 나는 이미 20살 때 원하는 것들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인가.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데, 정작 무엇이 두려워 우울해지는지 알 수 없었다.고심 끝에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수많은 얘기가 오가고 우리가 내린 결론은 ‘얽매임’과 ‘조급함’이 만들어낸 우울증이었다. 겨울방학 때는 수술 후 쉬라는 의사의 말을 어기고 공모전을 준비하다 고생을 하기도 했다. 내 욕심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