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했던가. 여전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일까’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인생 수업>은 어둠 속에서 방향을 알려준 등대 같은 책이었다.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한 책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가 읽었겠지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 이 기회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평화로이 죽음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로 평생 많은 이의 죽음을 지켜봐야하는 얄궂은(?) 운명을 타고 났다. 어쩌면 세쌍둥이로 태어난 그 순간부터 그 얄궂은 운명이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다른 쌍둥이들과 똑같은 외모에,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학교에 다녔으며 부모님마저 ‘넌 누구냐’고 헷갈려하셨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배경이 그녀로 하여금 남들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하고 진정한 자신이 되고자 노력하도록 했던 것 같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인 데이비드 케슬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수많은 죽음을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된 삶과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
심리학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인식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심리학을 공부하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거나 자신의 뜻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심리학 강의나 교과서를 접하게 되면 대개는 실망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은 독심술이나 연애심리와 같은 흥밋거리를 다루지 않을 뿐더러 대개 개념과 원리, 이론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그 내용과 접근방법이 너무나 광범위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심리학 개론서를 공부하고 나면 누구나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이라는 한 가지 사실은 기억하게 된다.◎ 한 길 사람 속에 대한 과학적 탐구심리학(psychology)은 마음이나 정신을 뜻하는 ‘psyche’와 학문을 뜻하는 ‘logy’의 합성어로,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마음에 관한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라는 말 자체가 다의적이고 다차원적이기 때문에 그 개념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스스로 의식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하는지, 무의식이라고 하는 부분도 포함되는 것인지, 혹은 마음의 차가운 측면인 사고 또는 인지(co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