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필요에 따라 호출되는 MZ세대론‘세대’로 포괄될 수 없는 청년들은 어디에 나는 서른일곱 살, 1985년생이다. 대구 외곽 아파트에 살고 있고,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은 아직 25년이 남았다. 학창시절을 모두 대구에서 보내고 짧은 직장 생활 6개월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비장애인 남성, 이성애자로 8년 전 결혼해 아내와 아이 둘을 키우며 살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유치원생 아이 하원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런 나와 대학교 1학년을 같은 세대로 분류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MZ세대’의 첫 등장은 아마도 마케팅에서였다. 기업은 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 상품을 개발한다. 그 과정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판매가 시작됐고, 이에 소비자로서 시민은 반응한다. 도대체 1980년대생과 2000년대 초반생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냐고 되묻겠지만, 상품을 파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다. MZ세대론이 유효한 것은 광고 시장 뿐이다. 컴퓨터와 친숙하고, SNS가 일상이 됐고, TV, 신문과 같은 전통적인 매체와는 거리가 있다. 소비자를 상정한 기업은 MZ세대라는 마케팅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 이내
‘포화 상태’ 수도권과 달리 소멸로 접어드는 지방 대권주자도 지역공약은 토건 사업에 치중돼 ‘손흥민’ 만으로 축구 경기에서 이길 순 없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고립된 모습을 자주 보인다. 이유는 단순하다. 빠른 속도로 공간 침투가 장점인 손흥민은 동료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때 장점이 살아난다. 토트넘에서는 해리 케인 등 동료 선수에게 견제가 분산해 있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에 오면 견제가 집중된다. 어떤 이들은 그 견제도 뚫을 슈퍼스타가 되길 기대하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를 보면, 유독 한 선수가 계속 돌파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동네 축구 용어로 ‘구멍’이다. 빛나지 않지만, 수비수가 구멍이라면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 손흥민이 10골을 넣어도, 11골 실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축구장이라면,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 10명 중 5명은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가 4명, 수비수는 1명이다. 축구 전술에 대입하면 1-4-5다. 동네축구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이런 축구 전술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모습인지 안다.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바로 대한민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막대한 이윤을 독점하는 특권층 ‘게임의 구조’는 누가 만드는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입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 씨가 한 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속에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 빗댄 표현과 패러디가 넘쳐나고 있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수령한 이가 장기판 속 한낱 말이었다는데 공감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그 말이 되지 못하느냐’는 조소가 나온다. 자본금 50억 원으로 배당금 5천903억 원을 가져간 이들을 살펴보자. 화천대유 대주주는 전 머니투데이 기자 김만배였다. 고문으로 이름 올리고 자문료를 받은 법조인 명단은 화려하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원유철 전 국회의원이 있다. SK증권을 경유해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간 이들의 직업은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 등이었다. 수사를 통해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왜 이런 사업구조를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뇌물, 투자 정보 사전유출,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서는 따져봐야겠지만,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은 것만으로는
권력에 빠져 부정을 일삼는 한때의 청춘들 청년층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 생각해보길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 서울대를 상징하는 문구로 알려진, 정희성 시인이 재학 시절 쓴 시의 한 구절이다. 관악 캠퍼스 기공식에 맞춰 썼다는 이 시에 대해 정희성 시인은 “학생들이 이 시에서 자기가 몸담은 대학에 대한 긍지를 느끼는 것은 좋지만 자만심에 빠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대학신문’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문구처럼 긍지를 갖고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며 불의에 저항하는 청년들이 많았을 터이다. 그러나 이 청년들도 권력의 중심부인 정·관계에 진출하고 나면 자만심에 빠진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4일 부산대학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예정처분 결정을 했다. 결정 이후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SNS에 “아비로서 고통스럽습니다. 최종결정이 내려지기 전 예정된 청문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청문절차는 조 전 장관이 아니라 서른을 넘긴 조민 씨가 진행해야 할 일이다. 또, 입학취소를 결정한 이유는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한다는 입학요강 때문이다
자격 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실패의 기회’ 평범한 청년에게도 ‘패자부활전’을 제공하라 대구FC가 9경기 무패행진(6월 2일 기준)을 달리고 있다. 2002년 창단 이래 1부 리그 최고 성적을 거둘 기세다. 2018년 FA컵 우승 이후 대구FC에 대구시 예산 지원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사그라졌다. 시민들은 문을 연 축구전용구장과 좋은 성적에 열광했고, ‘우리 구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대구FC는 애물단지였다. 대구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지원금이 많다’, ‘지속된 적자에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는 질타를 발견할 수 있다. 2013년 구단주였던 김범일 시장의 구단 운영 개입으로 단장이 사표를 던진 일도 있었다. 2014년 ‘축빠’로 알려진 권영진 시장 취임 이후 조광래 단장 체제가 들어섰다. 성적은 상승했고, 예산도 늘었다. 2017~18년 대구시 지원금은 69억 원이었으나, 2019년 약 96억 원, 2020년 91억 원이었다. 올해 본 예산은 70억 원으로 줄었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고 추경 예산 가능성을 생각하면 적은 액수는 아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 바람도 거세다. 이준석 후보는 1985년생, 우리 나이로 37이다.
이재용 ‘통 큰 기부’에 떠오르는 사면론 죄도, 세금도 법대로 하면 그만 대구시립미술관에 대구·경북에 연고가 있는 화가 8명의 작품 21점이 들어왔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들이 1조 원에 이르는 소장품을 기증한 덕분이다. 대구미술관과 시민에게는 경사스러운 일이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기증과 함께 다수 언론은 ‘통 큰 기부’라며 칭송했고,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이 나왔다. 상속세를 줄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미술품을 기증한다고 상속세는 줄어들지 않는다. 1조 원에 판매하더라도 절반은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산이 워낙 막대해 1조 원을 줄인다고 세율이 줄어들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왜 기증을 했을까. 이미 성과를 이룬 것 같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는 지난 4월 26일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여론조사업체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4월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에게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을 '사면해야 된다'는 응답이 69.4%, '사면하면 안된다' 23.2%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1조 원을 기증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