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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퇴직금 50억, 분노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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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이윤을 독점하는 특권층

‘게임의 구조’는 누가 만드는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게임 속 ‘말’일 뿐입니다.” 화천대유 1호 사원이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모 씨가 한 말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인기 속에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화천대유’에 빗댄 표현과 패러디가 넘쳐나고 있다.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수령한 이가 장기판 속 한낱 말이었다는데 공감할 수 있을까. ‘나는 왜 그 말이 되지 못하느냐’는 조소가 나온다.

 

자본금 50억 원으로 배당금 5천903억 원을 가져간 이들을 살펴보자. 화천대유 대주주는 전 머니투데이 기자 김만배였다. 고문으로 이름 올리고 자문료를 받은 법조인 명단은 화려하다.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원유철 전 국회의원이 있다. SK증권을 경유해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간 이들의 직업은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 등이었다. 수사를 통해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왜 이런 사업구조를 만들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뇌물, 투자 정보 사전유출,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해서는 따져봐야겠지만, 이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받은 것만으로는 현재까지 불법은 없다. 터져나오는 분노만으로 처벌을 할 수도 없다. 

 

우리들의 분노를 곰곰이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배우 김부선 씨가 9월 22일 유튜브에 남긴 말을 보자. “대장동 정보를 나한테 알려줬으면 우리 관계가 비밀일 텐데…” 분노가 여기에서 그친다면 부동산 투자로 몇십 배 자산을 불린 자를 부러워하고, 사전에 투자 정보를 알아낸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살아야 할 테다. 상대적인 박탈감만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내놓은 “개발이익을 환수해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라는 이야기도 별로 다르지 않다. 개발이익은 어디서, 왜 발생하는가. 대구 전역은 공사장으로 뒤덮였다. 권영진 시장의 임기가 시작한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0건의 재개발·재건축 인가가 났다. 거주민들이 토지를 넘기고,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공사를 시작한다. 금융사들은 엎어질 염려가 없는 도심 개발사업에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는다. 심지어 개발 특수목적회사(SPC) 주식을 사들여 몇백 배의 배당금도 챙겨간다. 개발이익은 아파트 구매자, 건설노동자에게서 나왔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개발 착취’다.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말을 바꿔야 한다. “토지와 주택을 통한 개발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개발이익을 부정하면 위험부담이 있는 개발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개발을 안 하면 된다. 주택이 부족하다고? 2019년 기준 대구 주택보급률은 103.3%다. 이미 2009년에 100%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가점유율은 2015년 기준 58.7%다.

 

오징어게임의 설계자가 누군지 찾는 쪽으로만 고개를 돌려서는 안 된다. 설계자는 ‘왜’ 465억 원을 손에 들고 있었는지 물어야 한다. 사실, 465억 원은 465명에게 새겨진 목숨값이었다. 왜 목숨값을 1억 원으로 매겼는지, 그 돈을 왜 설계자가 쥐고 있는지 따져야 한다. 사람이 아니라 구조에 불만을 던지기 시작해야만 이 게임을 할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사설] 돌아온 선거, ‘수혜비 학생자치’를 끝내자 2022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총선거가 내일(11월 30일) 실시된다. 원칙대로라면 총학생회를 비롯한 16개 단위에서 차기 자치기구의 장을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결과 인문국제대, 사범대, 음악공연예술대, 미술대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고 후보자가 등록된 단위에서조차 경선을 치르는 곳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 사회에서 벌이는 가장 큰 축제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를 맞이한 학생들의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선거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이들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무엇보다 학생자치의 효용성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때는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차 한 대 뽑을 수 있다’는 풍문도 널리 퍼져있었다. 물론 현재에는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되지만, 모든 소문에는 그 집단에 대한 당대의 평가가 응축되어 있기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 이러한 양상은 학생들이 수혜비 납부를 거부하는 것으로 변모했다. 등록금 납부 기간마다 우리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는 “수혜비(학생회비)를 꼭 납부해야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