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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시골에서 세계로, 배움과 현장을 잇다

정년을 맞이한 최경주 교수가 걸어온 길

나는 경기도 김포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논과 밭, 갯벌이 어우러진 농촌에서의 어린 시절은 성실함과 책임감, 사람 사는 정을 자연스럽게 몸에 새기게 했다. 부모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 속에서 자란 경험은 이후 삶의 기준이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전학하며 시골에서 도시로의 큰 변화를 겪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는 성적보다 ‘왜 배우는가’를 고민하게 되었고, 이는 학문의 방향을 스스로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진학은 낯선 선택이었지만, 언어를 통해 세상과 문화를 이해하는 창을 얻는 시간이었다. 이는 이후 국제통상과 무역을 바라보는 시야의 출발점이 되었다.

 

대학원에서는 정보관리(MIS)를 전공하며 정보와 시스템이 조직 경쟁력의 핵심임을 깨달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역학 박사과정을 밟으며 ‘현장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은 의미가 없다’는 학문관을 확립했다. 영원무역, KTNET, 신세계 등에서의 산업 현장 경험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현실과 책임의 무게를 몸으로 익히게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계명대학교 전자무역학과·국제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국제무역, 글로벌 공급망, 전자상거래를 가르쳤다. 강의실에서는 언제나 현장을 떠올렸고, 학생들이 사회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전하고자 했다. 40여 편의 논문과 19권의 저서는 또 다른 형태의 강의였다.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ISO TC154 국제표준 활동, 공공기관 평가위원, 지역 산업 자문 등 다양한 대외활동은 학문과 사회를 잇는 또 하나의 배움의 장이었다. 이러한 공로로 지식경제부·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제언은 이론을 배우되 현장을 잊지 말고, 세계를 바라보되 자신이 서 있는 자리의 의미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질문하는 용기를 가지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배움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세상에 기여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제 정년을 맞아 강단을 내려놓지만, 배움과 현장을 잇는 길은 계속될 것이다. 멘토링과 자문, 기록을 통해 경험을 나누며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이어가고자 한다. 배움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세상에 도움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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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