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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8호 독자마당] 공허함 속 내가 찾은 행복

이 땅의 젊은이들은 정말 열심히도 살았다. 전쟁이 나면 총을 들어 나라를 지켰고, 전후에는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공장에서, 조선소에서 그리고 또 어딘가에서 피땀 흘리며 노동했다. 나라가 이제 좀 먹고 살만해지고 난 다음 세대 젊은이들은 대학진학,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육아, 노후대책 등 태어나면서부터 사회가 요구하는 큰 과제들을 생애 전반에 걸쳐 달성하면서 살아간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정형화된 삶을 살도록 요구받는다. 이 땅 어느 누구의 삶 하나도 쉬운 삶이 없었을 것이다. 
 
내 또래라면 ‘무한경쟁’이라는 말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들으며 자랐을 것이다. 어마어마하게 큰 경기장 같은 사회에서 모두가 앞만 보는 경주마가 되어 피 터지게 경쟁하며, 남보다 잘 나고, 빨리 가려고 무던히 애쓰면서도 뒤쳐지면 자책하고, 앞서가면 추월이라도 당할까 더 이 악물고 열심히 달린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면서도 이따금씩 밀려오는 공허함에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이런 각박한 세상에서 공허함을 달랠 길은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것뿐이다. 거창하고 진부한 말이겠지만 정말 그것밖에 없다. 내가 찾은 나만의 행복은 ‘사랑’이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사전적 의미로서의 사랑,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을 말한다.  시대를 풍미했던 어느 유행가사처럼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할 때 비로소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이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을 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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