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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호 독자마당] 두 번째로 좋은 것

가리지 않고 듣는 편이지만 어느 쪽이냐 물으신다면 락(Rock)이 좋다. 락은 70년대가 최고라 생각한다. 레드 제플린의 명곡 <Stairway to Heaven>,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the Dark side of the Moon>, 퀸의 명곡 <Bohemian Rhapsody>가 나왔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두 번째가 60년대다. 더 후, 롤링 스톤스, 비틀스가 미국 빌보드를 점령했던 때다. 셋 다 영국밴드라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도 한다. 그 중에서도 롤링 스톤스는 두 번째고, 비틀스가 제일이다(더 후는 잘 모른다. 죄송하다). 비틀스 노래로 치자면 두 번째는 잘 모르겠고 가장 좋아하는 곡은 <Free as a Bird>다. 멜로디와 연주도 좋지만 그건 두 번째고, 제일 좋은 건 가사다. 제목만 보고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얘기구나 싶었다. 아니었다. 가사를 보니 ‘새처럼 자유로운 건 두 번째로 좋은 거’란다. 두 번째라니? 누구나 첫 번째로 원하는 게 아닌가. 여기엔 비틀스 말년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잘나가던 비틀스는 언제부턴가 삐걱댔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 사이에 금이 가면서부터다. 둘은 음악 성향이 달랐다. 레넌은 자기가 쓴 곡에 매카트니가 손을 대는 게 싫었다. 둘은 이따금 부딪쳤고 남은 멤버는 소외감을 느꼈다. 그러다 레넌은 행위예술가 오노 요코에게 푹 빠진다. 밴드는 뒷전이었다. 다른 셋은 오노 요코를 지독히도 싫어했다. 그 사이 매카트니가 밴드를 지휘했다.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는 그게 싫었다. 아니, 네가 뭔데? 둘은 탈퇴소동까지 벌였다. 그리하여…… 아, 다 적자니 길고 복잡하다. 아무튼 성실하게 싸워댔다. 그러다 끝내 갈라섰다. 그들 눈에 ‘비틀스’는 좁은 새장이었고, 네 마리의 새는 자유롭게 날아갔다. 1970년 봄이었다.


얼음은 녹고 불은 꺼진다. 하다못해 저 빙산도 녹아내리고 태양도 언젠가는 식는다. 자연사가 이럴진대 인간사의 감정이야 오죽하랴. 비틀스를 갈라놓았던 감정도 결국 스러졌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아니 볼 줄 알았으나 1994년, 새들은 다시 모였다. 미발표곡을 모아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레넌이 죽고 14년 뒤였다. 비틀스는 오노 요코를 찾아간다. 오노는 테이프 두 개를 건네준다. 거기엔 레넌이 만든 미완성곡 데모가 들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Free as a Bird>다. 데모를 틀었다. 레넌의 옅은 목소리와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온다. 비틀스는 거기에 노래와 연주를 입혀 1995년에 발표한다.


다신 만날 수 없는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며 비틀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움과 후회였을 거다. 비틀스는 서로를 속박으로 여겼다. 새처럼 자유롭게, 혼자 마음대로 지내는 게 최고인 줄 알았다. 그래서 헤어졌다. 매카트니와 레넌은 헤어지고도 싸웠다. 지나간 날 돌이켜 보니 어찌 그리도 어리석었던지. 함께 새장 속에 모여 노래하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음을, ‘새처럼 자유로운 건 두 번째로 좋은 것’임을 그제야 깨달았다. 이 곡에서 매카트니는 말한다. ‘우리는 정말 서로가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죽은 레넌도 비슷한 후회를 했을까. 글쎄. 다만 레넌의 테이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for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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