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은 생명과학 연구에서 인공지능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들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워싱턴대의 David Baker 교수는 단백질 설계 및 구조 예측 연구로 구글 딥마인드의 Demis Hassabis, John Jumper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과거에는 단백질 구조와 기능을 밝히기 위해 오랜 실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단백질을 설계하며, 신약 개발 가능성까지 탐색하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 생명과학과 학생들의 학습 환경에서도 인공지능의 역할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변화는 실험 결과를 분석할 때 코딩에 대한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고급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링을 수행하기 위해 파이썬이나 통계 프로그램을 먼저 익혀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ChatGPT, Gemini, Claude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복잡한 분석용 코드도 자연어로 설계하고 오류까지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 코딩 능력의 재정의: 작성에서 설계로 이러한 변화는 코딩 능력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다. 문법을 정확히 외우고 직접 구현
AI가 시대의 중심에서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를 바꾸고 있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사고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질문하기보다 답을 먼저 마주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이해의 결핍이 질문을 낳았다면, 지금은 AI가 내놓는 답의 과잉 속에서 오히려 질문이 사라지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사건이다. AI 시대의 핵심 역량은 ‘질문하는 능력’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반복된다. 그러나 이 문장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렸다. 질문은 능력이 아니라 결과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 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방향 감각 없는 이에게 속도만 높이라고 주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질문은 무지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어설픈 이해에서 나온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때, 질문은 비로소 형태를 갖춘다. 그렇다면 문제는 분명하다. AI 시대의 핵심은 질문이 아니라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그 조건이 바로 자각이다. 자각은 자기 위로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대상으로 객관화하는 불편한 능력이다.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왜
영업·고객상담 직무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안하고 계약을 체결하거나, 고객 문의와 요구를 해결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채용공고를 보면 단순 판매나 응대에 그치지 않고 제안서 작성, 계약 관리, 고객 맞춤 상담 등으로 업무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아래 내용은 기업 규모별 채용공고를 바탕으로 직무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 대기업 및 준대기업(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 영업 직무는 분야별로 세분화된 구조를 보인다. 채용공고에서는 IT 솔루션 영업, 입찰 및 제안형 영업, 해외영업 등 전문 영역 중심의 채용이 이루어지며, 고객사 요구를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량과 비즈니스 영어 활용 능력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상담 직무 역시 단순 응대에 그치지 않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을 활용한 고객 관리와 데이터 기반 대응 역량이 강조되는 특징을 보인다. ● 중견기업(자산총액 5천억 이상 5조 원 미만) 중견기업은 실무 중심의 영업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실제 채용공고에서는 기업 대상 제안형 영업, 계약 관리, 고객사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경
창립 127주년을 맞아 우리학교 이미지와 상징물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22일부터 29일까지 ‘계명대학교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상징물과 건축물에 대한 인지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표 상징물을 묻는 질문에서는 ▲교석-청금석(46건)이 가장 많은 답변을 받았으며, 가장 생소한 상징물은 ▲교표-방패형(28건)로 나타났다. 대표하는 건축물로는 ▲성서캠퍼스 정문(27건) ▲아담스 채플(23건) ▲동산의료원(18건) ▲계명한학촌(11건) 등이 꼽혔다. 학교를 대표하는 키워드로는 ▲캠퍼스 조경(67건)이 가장 많았으며, ▲기독교(14건) ▲많은 유학생(9건) ▲Tabula Rasa(5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타대생은 모르는 계명인만의 공감요소’를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는 ‘가을의 메타세쿼이아길’, ‘한여름에 채플 등산하기’,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 등의 답변이 나왔다.
1937년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에는 전쟁을 지휘한 권력자들의 얼굴이 없다. 캔버스를 채운 것은 죽은 아이를 안은 어머니와 파괴된 마을, 절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는 전쟁이 평범한 민간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비극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 2월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학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격을 당했고, 이란 당국은 이 공격으로 1백60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도 민간인 사망자와 아동 피해, 학교·병원 파괴가 끊이지 않고 보고된다. 전쟁의 명분은 제각각이나 그 칼날이 향하는 곳은 결국 평범하게 살아가던 시민들이다. 문제는 전쟁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이다. 전쟁으로 민간인들의 참혹한 희생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음에도, 그 소식은 곧 전황, 유가, 주식과 같은 단기적 손익과 숫자의 언어로 빠르게 옮겨간다. 전쟁범죄, 인권침해와 같은 인도주의적 비극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정작 대중의 관심은 ‘우리 경제에 미칠 실리’에 더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전쟁의 영향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경제적 관점에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스러
나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한국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도 많이 봤고, 한국어도 오래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막상 한국에서 생활해 보니,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은 아주 일부에 불과했다. 가장 낯설었던 것은 ‘눈치 문화’였다. 한국에서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순간이 많았다. 처음 나에게 이런 문화는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누가 나에게 어떤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알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눈치만 보다가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또 하나 새롭게 느낀 것은 사람들 사이의 ‘거리감’이다. 한국 사람들은 친해지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고 예의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소 차갑게 느껴졌고, 내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힘들었다. 고향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비교적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한동안은 “내가 뭔가 잘못했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를 밀어내는 것처럼
어느 봄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홀로 학교 산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멀미를 심하게 해서, 벚꽃길을 갈 지 말지 고민을 했습니다만, 일단 가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너무 많아 돌아가려는 찰나, 고개를 드니 사진과 같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때 든 생각이, 제가 제목에 적은 문장입니다.
<가로> ㉠ 학생들이 대학 생활 속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학습과 진로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우리학교 센터는? <힌트: 4면> ㉡ 우리학교 산업디자인과가 2026년 4월 1일부터 3일까지 안경디자인 작품 25점을 선보인 전시회 은? <힌트: 2면> <세로> ① 2026학년도 한국어 정규과정 입학식 및 개강식을 연 교육기관은? <힌트: 2면> ② 이번 목요철학 콜로키움에서 소개되는 저서 가운데, 이황의 저서로 발표되는 책의 이름은? <힌트: 3면> ③ AI를 활용해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과학적 질문에 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학문 분야는? <힌트: 8면> ·퀴즈에 대한 정답을 5월 10일까지 위 QR코드로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정답자 두 분께 3만 원의 학습지원금을 드립니다. ·당첨자는 다음호(1217호)에서 발표됩니다. ·1215호 정답자 발표 임*경(심리학) 박*현(성악)
새벽 두 시, 심리통계 과제 마감을 앞두고 노트북을 편다. SPSS 창 옆에 ChatGPT가 나란히 열려 있다. “이 데이터로 독립표본 t검정 돌려줘.” 몇 초 만에 코드가 나오고, 분석 결과가 정리되며, 해석 문장까지 출력된다. 과제는 순식간에 끝난다. 그런데 문득, 이 과제를 ‘한’ 건 나인가, AI인가? 이 질문이 불편한 이유는 답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둘러 다른 질문으로 도망친다. “그래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능력이 있지 않은가?” 비판적 사고, 연구 설계, 윤리적 판단, 맥락적 해석. 심리학 교육에서 흔히 거론되는 목록이다. 이전에도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비슷한 불안이 있었고, 결국 인간은 더 고차원적인 역할로 올라서며 적응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계산기는 덧셈을 아는 사람이 더 빠르게 계산하는 도구이다. 엑셀도, SPSS도 마찬가지다. 원리를 모르면 쓸 수 없는 도구들이다. 공학용 계산기를 아무에게나 건네봐야, 원리를 모르면 덧셈 뺄셈 이상은 할 수 없다. AI는 다르다. 원리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럴듯한 답을 준다. 핵심적인 사고 기능 자체를 대행한다. 그래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한 학기 동안 강의실 옆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어도 서로 말을 섞지 않는다. 잠이 덜 깬 얼굴로 헐레벌떡 수업에 들어와서는 계속 졸기만 한다.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글을 읽고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고, 동영상도 10분이 넘어가면 정상 속도로 끝까지 보지 못한다. 길을 걸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도, TV를 보면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이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 nathan Haidt)는 그의 저서 ‘불안세대(The Anxious Generation)’에서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를 보낸 세대가 표출하는 대표적인 문제들이 사회적 박탈, 수면 박탈, 주의 분산, 중독이라고 말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우리 사회에서 만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조너선 하이트에 따르면 2010년 무렵부터 아동기의 대재편이 시작되었는데, 놀이 기반 아동기가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전환되었고, 아이들이 주로 스마트폰 속 가상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랐기 때문에 정신적·사회적으로 충실하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무역·유통 직무는 제품을 해외에서 조달하거나 수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 과정을 관리한다. 최근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중요하게 평가하며, 이에 따라 채용 기준과 역할에서도 기업 규모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래는 채용 공고를 바탕으로 정리한 자격 요건과 특징이다. ● 대기업 및 준대기업(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 무역·유통 직무는 해외영업, SCM(Suppl y Chain Management, 공급망 관리), 물류 운영 등 세부 직무가 명확히 구분된 형태로 채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해외영업 직무에서는 대부분 토익 8백 점 이상 수준의 외국어 활용 능력이 필수이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도 요구된다. 또한 SCM 직무는 ERP, SAP 등 시스템 활용 능력과 데이터 분석 역량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인턴 후 정규직 전환이나 계약직 등 다양한 채용 방식이 활용되며, 전반적으로 외국어 능력과 시스템 활용 역량을 기반으로 한 채용이 특징이다. ● 중견기업(자산총액 5천억 원 이상 5조 원 미만) 중견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자격 요건이 유연한 대신, 실무 경력과 직무 이해도를 요구하는 경향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