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8℃
  • 맑음강릉 3.6℃
  • 맑음서울 -3.6℃
  • 맑음대전 1.0℃
  • 맑음대구 3.3℃
  • 맑음울산 4.9℃
  • 맑음광주 3.9℃
  • 맑음부산 6.7℃
  • 맑음고창 1.7℃
  • 구름많음제주 11.2℃
  • 맑음강화 -3.1℃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0.6℃
  • 맑음강진군 6.5℃
  • 맑음경주시 4.3℃
  • 맑음거제 6.8℃
기상청 제공

[1127호 독자마당] 돈이 왜 좋나요?

거의 매일 밤마다 학교 근처의 24시 카페를 찾아간다. 낮 동안 끼니를 거르며 모아둔 돈으로 하룻밤을 사는 것이다. 그나마 값싼 아메리카노를 사면서 가끔은 억울함이 차오르기도 하지만 집에서는 공부도, 글도 안 써지는 내 게으름을 먼저 탓해야할 것이다.

가난한 대학생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학생들이나, 용돈을 타서 쓰며 부모님과 눈도 못 마주치는 학생들이나 비극적인 건 매한가지다. 그러나 밤마다 카페에서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멋지다.

나는 화가 나면 서점에 가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서점에 들르면 꼭 책을 한 권씩 사는 버릇도.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새 책들의 표지를 훑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계산대로 가면서 생각한다. 돈보다 큰 가치를 샀다고.

돈은 우리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가장 가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아니, 가성비가 뛰어나다고나 할까. 팔천원을 주고 시집 한 권을 사 읽으면서 내가 느끼는 행복과 내 손에 들어온 작품들의 가치는 팔천원을 훨씬 넘어선다. 나에겐 책이 그러한데, 누구나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곳도 남문의 24시 카페이다. 밤이 깊어가며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도 있다. 카페를 찾은 모두가 3800원짜리 아메리카노와 함께, 커피 가격보다 훨씬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아름다운 문화유산] 대구시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자연생태, 사회생태, 인문생태를 완벽하게 갖춘 곳이다. 경주최씨의 종가가 살고 있는 이곳의 마을숲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비보숲이다. 비보는 부족한 곳을 보완하는 신라 말 도선 풍수이자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 풍수의 중요한 특징이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어 있는 남쪽에 느티나무를 심어서 마을의 숲을 만든 것은 밖에서 들어오는 좋지 못한 기운과 홍수를 막기 위해서다. 3백 살의 느티나무가 모여 사는 마을숲은 아주 아름답다. 숲과 더불어 조성한 연못은 홍수를 막는 기능과 더불어 성리학자의 정신을 담고 있다. 성리학자들은 중국 북송시대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 따라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연꽃을 닮기 연못에 심었다. 마을숲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는 두 그루의 회화나무는 성리학의 상징나무다. 회화나무는 학자수라 부른다. 중국 주나라 때 삼공이 천자를 만날 때 이 나무 아래에서 기다렸고, 선비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그래서 옻골처럼 조선의 성리학자와 관련한 공간에는 거의 예외 없이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다. 회화나무를 지나 아름다운 토석담을 즐기면서 걷다보면 마을의 끝자락에 위치한 백불고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