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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당선소감 - 내 마을에서 나가시오 (길혜연 명지대)

  • 작성자 : 신문방송국
  • 작성일 : 2021-12-03 16:56:06

● 제41회 계명문학상 극문학 부문 당선작 - 내 마을에서 나가시오

   길혜연 (명지대 · 문예창작학 · 4)

※ 당선작품은  계명대신문 1185호(2021.11.29.발행)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상소감

 몇 달 전부터 자기 전에 짧게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캄캄한 고요에서 유영하다 보면 맥락 없는 말들과 이미지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명상은 그들을 흘려보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지만, 글은 그들을 끈질기게 붙잡아야 완성될 수 있습니다. 글을 다 쓰고 난 후,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린 아이처럼 움츠러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안온했던 한 세계가 내 부족한 글로써 단순해지고 무용해진 듯해서. 흘려보내야 했던 것을 잡은 건 아닐지, 계속 써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즈음 당선 연락을 받았습니다. 기쁜 마음과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치열하게 고뇌했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받은 것만 같았습니다. 

 이제야 저는 글을 쓰기 전과 쓸 때, 쓰고 난 후의 그 모든 지리멸렬한 과정을 사실은 즐겨왔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말해지지 않은 것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약간의 불안을 동력 삼되 건강하게 쓰고 싶습니다. 

 무언가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가능성을 믿어 주신 신수정 교수님, 이정선 작가님, 사랑하는 부모님과 밍키, 언제나 첫 독자가 되어주는 미르지송, 내 활력소 4인방에게 깊은 애정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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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