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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당선작 - 소싸움

  • 작성자 : gokmu
  • 작성일 : 2015-05-18 17:19:26




● 제35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당선작



소싸움


황익순(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4)




서로가 낭떠러지다
눈앞이 절벽이라 
흰자위 가득
거센 돌풍이 불어닥친다 
 
떨리는 뒷다리 오금까지 고기압이 진동한다
온몸을 다해 전진하지만 뒤로 미끄러질 뿐이다
머리 가득 느껴지는 체중에 사방을 볼 수도 없다
가쁜 숨결로 짠 조수가 밀려온다
늑골이 혈액에 휩쓸린다 
폐부로 높새바람이 세차게 치밀어오른다
분신의 격투

두개골이 폐석 더미를 박는다
탄광으로 폭음이 터진다   
절벽이 충돌한다
정월이 수평선으로 떨어진다
힘껏 내리친 도끼가 두꺼운 나무를 두 쪽으로 팬다
뜨거운 아스팔트로 굉음이 달려나간다
불타오르는 숲, 이제
멀어버린 두 귀와 속으로
붉은 피를 피리로 휘몰아가는 소리 
두 마리의 머리 
살갗으로 뼈가 튀어나온다

두 눈이
겁으로 가득 한
우물이 된다 
 
복받친다
열점의 숨결과 빙점의 공포가 자기장을 일으킨다
해골과 해골이 부딪친다  
비명이 비명으로 부딪친다
폐가 부풀어 올라 자꾸만 피멍을 친다
두 마리 동시에 몸을 빼고 
체중을 실어 힘껏 상대를 찍을 때 

뿔이 깨지는 소리
두 뿔이 깨지는 소리
두 마리의 두 뿔이 네 개의 뿔이 되고
여덟 개의 뿔이 되어
 
서로를 박는다
박는데도
박히지 않는다
밀려나지 않는다 바로 눈앞의
벼랑을 향해 서로
떠밀지 못하고
떨어지지도 못한다

절대
절대로




● 제35회 계명문화상 시부문 당선작 - 수상소감


 예상치 못한 기척이었습니다. 수상소식을 듣고,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바깥은 축제 준비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저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혼자만의 기쁨을 안고 있었습니다. 시를 배우고 습작했던 이 익숙한 길들이 아직도 제게는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길의 중간에 잠시 마신 이 샘물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쳐있던 제게 큰 힘을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실력을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여 키우겠습니다.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날 수업을 모두 마치고, 저는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오래된 거리를, 건널목을, 식당과 카페 근처를 걸었습니다. 그렇게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렇게 보았던 작은 세계가 그 시간 속 저의 전부였습니다. 수상의 기척 너머로 앞으로 써야 할 작품을 생각하며 어두운 거리 위를 덧칠해보았습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서 더욱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은 손바닥만큼이나 작았지만, 점점 따뜻해지고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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