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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신문

[125주년 특집 인터뷰] '교육자', 신일희 선생님을 만나다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도전하는 계명인이 되어야”

 

● 부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신 총장은 부임 후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당시 우리학교의 재정은 넉넉지 못했다. 모기업이나 전폭적인 후원 단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학교가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순간들이 있을 때, 우리학교는 여러 독지가의 도움을 받았다. 신 총장은 “캠퍼스를 돌아보면 알겠지만, 우리학교의 건물명은 도움을 주신 분들의 뜻을 기리고 잊지 않기 위해 붙여진 겁니다. 우리학교는 어려움에 봉착하면 늘 많은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왔어요.”라며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모든 과정이 잘 이뤄진 것은 감사할 일이고, 기쁜 일이지만 명심할 것은 저 개인이 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들의 의지가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현시대에 필요한 참 인재상

신 총장은 무엇보다도 인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대학은 인간교육과 문화교육에 더 노력해야 합니다. 단순히 교육을 위한 교육, 경제적 능력을 배양하는 획일적 교육이 아니라 제3자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교육하는 일을 대학은 감당해야 합니다. 이는 함께 사는 사회에서 기초질서를 지키는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출발합니다.”라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보다는 배려할 줄 아는 ‘문화인’을 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일희 총장의 교육관과 삶의 철학

우리학교 행소관 벽에는 ‘타불라 라사(Tabula Rasa,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라는 커다란 백지 한 장이 붙어있다. 타불라 라사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데, 첫 번째 의미는 백지처럼 우리학교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의미는 큰 백지 위에 아름다운 색체와 큰 획이 그려져 세계 속에서 명문대학이 될 것이란 구성원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신 총장의 교육철학은 이 타불라 라사에 기초한다. 그는 “타불라 라사의 의미처럼 우리학교 구성원의 단합된 힘은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여러 생각이 한 줄기 빛으로 모여 놀라운 힘을 발휘한 셈입니다. 앞으로 이 타불라라사와 더불어 계명정신을 실천하고 체득해 세상을 비춰갈 인재 육성이 우리 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이 돼야 할 것입니다.”라며 그 의미를 밝혔다.

신 총장은 타불라 라사에서 삶의 철학도 배울 수 있다며 “모든 학생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전문 영역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잘 발전시키고 인류사회에 기여한다면 이 또한 자신만의 타불라 라사 위에 큰 획을 새겨나가는 것이지요.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 대학의 최종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는 문구

신 총장은 ‘너를 해치지 않은 사람은 해치지 말라’라는 말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이 말은 아랍 문화권에서 내려오는 말로, ‘너가 나에게 행한 그대로 너에게 행해질지니 이 세상 끝날 전에 행해지리라’라는 격언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는 “이 말은 가능한 서로 돕고 살자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서로에게 잘하면 아무 일이 없지만, 잘못하면 우주의 힘이 그에게 마땅한 처벌을 가한다는 뜻이죠. 학생들도 이 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서로에게 조심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라며 문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신 총장은 학생들이 읽어봐야 할 도서로 ‘계명교양총서’를 추천했다. 계명교양총서는 계명대학교출판부에서 발행하는 교양 도서 시리즈로 학교에서 선정한 고전이나 소설 등을 담고 있다. 신 총장은 책을 읽는 것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책 읽는 마음가짐의 의미를 강조했다.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책을 읽는 마음가짐을 바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전하려고 하는지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독서에 있어선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 미래 교육의 발전 방향

신 총장은 미래 교육의 발전을 ‘심화’라고 정의했다. 혁명이나 혁신처럼 뒤엎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와 확대의 과정인 ‘심화’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신 총장은 심화를 위한 원동력으로 구성원들의 의지를 꼽으며 “선교사들이 의학 기술과 신학을 보급해야겠다는 일념으로 125년 전 출발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에게 의지가 없다면 누구도 우리에게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우리의 의지로 의무와 임무를 완수했을 때 우리는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국제화역량 극대화 방안

우리학교는 70여 개국에서 온 2천5백여 명의 외국인 학생들과 1백여 명의 외국인 교원들이 있는 국제화 대학이다. 하지만 신 총장은 외국인의 수가 국제화 선도대학의 질과 비례하는 건 아니라며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국제화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그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이 자신의 모국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대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유학생들이 졸업 후 지역에 정주하게 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명코리아센터와 한국어학당 등 교육기관을 확대 운영하고, 글로벌 아카데미와 글로컬 브릿지센터를 운영하겠다는 의지 또한 내비쳤다. 신 총장은 국내에서만 인재를 찾는 것은 세계화 사회에서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세계 속에서 빛을 여는 대학을 위해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에 수많은 인재들이 우리학교에서 배우고,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선도대학의 비전을 밝혔다.

 

●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신 총장은 요즘 학생들이 할 수 있음에도 도전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학생들은 능력과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재력은 도전하지 않으면 발휘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갖기를 바랍니다. 다 같은 학생이고, 많이 알고, 적게 아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은 학생 본인의 의지와 자신감에 달린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신감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새로운 도전 속에서 실패와 성공을 경험해보며 많은 도전을 해볼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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