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희생 8명..학교폭력 심의건수 증가세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최근 5년간 초ㆍ중ㆍ고등학생 735명이 가정불화, 성적 비관, 학교폭력 등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가운데 학교폭력ㆍ집단괴롭힘으로 세상을 등진 학생은 중학생과 고교생 각 4명씩 8명이다.
대구에서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생이 자살해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한번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당국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고교생ㆍ가정불화 이유 많아 = 26일 교육과학기술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이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2006∼2010년 5년간 자살한 학생은 총 735명이다.
이 가운데 남학생은 390명, 여학생은 345명이며, 학교 과정별로는 초등생 17명, 중학생 224명, 고 교생 494명이다.
원인별로는 가정불화가 33.3%(245명)로 가장 많았으며 염세비관 13.9%(102명), 성적불량 12.2%(90명), 이성관계 7.1%(52명), 신체결함ㆍ질병 2.6%(19명), 가정의 실직ㆍ부도ㆍ궁핍 2%(1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2008~2010년) 전국 초중고에서 자체 심의한 학교폭력 건수는 2009년 들어 감소했다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2008년 8천813건(초 207건ㆍ중 6천89건ㆍ고 2천517건)에서 2009년 5천605건(초 151건ㆍ중 3천846건ㆍ고 1천608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7천823건(초 231건ㆍ중 5천376건ㆍ고 2천216건)을 기록해 증가세를 보였다.
가해학생 수는 2008년 2만4천18명, 2009년 1만4천605명에서 작년 1만9천949명이었으며 피해학생 수는 2008년 1만6천320명, 2009년 1만1천708명, 작년 1만3천748명이었다.
가해학생이 받은 선도처분은 학교 봉사활동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사회봉사, 특별교육, 서면사과, 출석정지 등이었다. 피해학생에게는 상담ㆍ조언, 일시보호, 요양, 전학권고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대책…근본 해법 될까 = 교과부는 26일 오전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보호 방안을 논의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이와 별도로 매년 3월과 9월에 모든 초중고에서 학교폭력 피해실태를 조사하고 전문상담사 1천800명을 일선 학교에 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이날 부교육감 회의에 참석해 대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학생을 애도하고 부교육감들의 의견을 일일이 청취하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대구시교육청은 중학생 자살과 관련, 우동기 교육감이 사과한 데 이어 지역 학생들의 생활실태 설문조사, 학생 정서ㆍ행동발달 선별검사 확대 실시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학교법인은 이사회를 열어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학교폭력이 얼마나 근절될지는 미지수다. 학교의 여건이나 주변 환경, 학교 문화 등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논평을 내고 "학교가 위기라는 데에는 대다수가 공감한다. 학교에는 포용과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학교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고 소통할 기회도 부족하다"며 "교육당국, 지자체, 가정, 학교, 시민사회 등이 모두 나서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