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3.7℃
  • 맑음강릉 6.0℃
  • 맑음서울 5.4℃
  • 맑음대전 4.0℃
  • 황사대구 8.3℃
  • 맑음울산 7.8℃
  • 맑음광주 4.9℃
  • 구름조금부산 9.0℃
  • 맑음고창 2.5℃
  • 황사제주 7.6℃
  • 맑음강화 4.9℃
  • 맑음보은 2.4℃
  • 맑음금산 2.6℃
  • 구름많음강진군 5.0℃
  • 맑음경주시 4.8℃
  • 맑음거제 10.7℃
기상청 제공

[기자칼럼] 한일관계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정답?

2월 25일자 국민일보에 “한일관계 회복 가능하다는 믿음은 약해지고 있다.”는 기사가 떴다. 한일문제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조차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점점 포기하게 됐다는 소설가 한수산 씨의 인터뷰 기사였다. 이 문제의 원인은 한일 양쪽 정부가 체면이나 극단적인 여론만 보고 있어 타협점이 없는데다가 서로 심리체계 또는 행동양식이 다르기 때문이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은 ‘통절히 느낀다’라는 표현을 드물게 사용하며, 이 표현은 ‘극진히 사과함’을 뜻하지만 한국은 이런 일본의 사과를 좀체 받아들이지 못한다. 말로만 사과하는 일본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 때문에 일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번 우리나라에 끊임없이 사과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결국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일본사람들도 이에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한국에 사과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점점 지쳐가게 되었다. 독도 분쟁과 위안부 문제 그리고 아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을 생각하면 일본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우리도 용서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조상이 저지른 죄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비슷한 예로 하나를 더 들어 이야기해보자. 지난 2014년 2월 9일, 윤형빈과 타카야 츠쿠다의 격투기 시합이 전국으로 생방송 되었다. 윤형빈은 처음에는 밀리다가 50초를 남겨두고 카운터펀치를 타카야 츠쿠다에게 날렸고, 결국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 이 시합이 치러지기 전 언론은 개그맨인 윤형빈이 격투기 시합에 나오게 된 이유가 일본 방송의 부당한 시합으로 인해 전치 8주를 입은 임수정 선수를 대신해 복수를 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우리에게 우리의 필연적 애증의 역사를 기억나게 했다. 임수정 선수에게 폭행을 가한 일본인들의 행동은 비록 잘못되었지만, 우리가 똑같이 맞받아친 행동은 과연 올바른 대처였을까?

애국심은 좋다. 나라를 사랑하고 조상의 고통을 내 고통인 것처럼 느끼겠다는 사람에게 비판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일본을 향해 씩씩거리며 화만 내고 있을 것인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대응방식은 소통과 공감을 주요 화두로 삼고 있는 현대 한국의 문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조금씩이라도 서로의 각각 다른 특성들을 이해하고, 역사적 문제에 있어 가장 현명한 접근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 한·일간의 관계에 녹색등이 켜질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